국방부 기술분석팀, 피격된 '나무호' 조사…두바이 긴급 파견

파이낸셜뉴스       2026.05.14 12:15   수정 : 2026.05.14 12:10기사원문
ADD 전문가 등 10여 명, 선체 파공·훼손 부위 정밀 감식 착수
13일 UAE 급파…비행체 엔진 잔해물은 국내 반입해 정밀 분석

정부합동대응반 본격 가동, 유관국 협력 속 피격 원인 규명 총력

[파이낸셜뉴스]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민간 상선 피격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우리 군의 무기 분석 전문가들이 현지에 긴급 파견했다. 호르무즈 해협 내측에서 미상 비행체의 공격을 받은 HMM 운용 다목적화물선(MPV) '나무호'의 과학적 원인 규명을 위해 국방과학연구소(ADD) 전문가 중심의 기술분석팀 10여 명을 13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급파한 것으로 전해졌다.

분석팀은 나무호를 찾아 파손된 부위를 살피며 나무호를 타격한 무기체계를 추정하는 등의 조사를 진행할 전망이다.

14일 이경호 국방부 부대변인은 "1차적인 현장 조사는 초기 단계에서 이뤄졌으며, 더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생각해서 팀을 추가로 보내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기술분석팀은 현장 조사와 각종 증거자료 분석, 유관국 협력 등을 통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규명할 것"이라며 "다만 원활한 조사를 위해 파견 인원 및 세부 활동 사항은 공개가 제한된다"고 발표했다.

나무호는 자력 운항이 불가능해 두바이항으로 예인된 선체의 훼손 상태를 정밀 감식하는 한편, 현장에서 수거된 공격용 드론 추정 엔진 잔해는 국내로 반입해 정밀 분석하는 '이원화 조사'가 본격화된다.

■두바이 현지 선체 감식-국내 잔해 분석 '투트랙 고도화'

국방부에 따르면 이번 기술분석팀은 국책 무기 개발 기관인 국방과학연구소(ADD)의 미사일·드론 전문가 및 군 포렌식 인력 등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두바이 현지에 마련된 종합독스(Dubai Drydocks)에서 나무호의 물리적 타격 흔적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외교부 정부합동조사단이 실시한 초동 조사에서는 나무호 선미 좌현 평형수 탱크 외판에 폭 5m, 깊이 7m에 달하는 거대한 파공이 확인된 바 있다. 군 기술분석팀은 폭발 압력에 따른 외판의 휘어짐 패턴(바깥 방향 변형 및 내부 프레임 굴곡)을 고도로 분석해, 공격에 사용된 무기체계의 화약 종류와 정확한 타격 각도를 산출할 계획이다.

이번 사건은 중동 분쟁 국면에서 한국 선사가 운용하는 민간 선박이 직접적인 군사 공격을 받은 첫 사례로 판명될 경우, 향후 해운 안보 및 외교적 파장이 상당할 전망이다.

■"동료들 안 다쳐 다행" 선원들 하선 후 대기…피로감 호소

피격 당시 선박에는 한국인 선원 6명과 외국인 선원 18명 등 총 24명이 탑승해 있었으며, 다행히 사망자나 중상자 없이 화재 진압에 성공했다. 선원들은 급박했던 피격 직후 기관실 화재를 자체 진압한 뒤, 현재는 선체에서 전원 하선해 두바이 현지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선원들은 급작스러운 군사적 공격에 따른 심리적 트라우마와 함께 향후 일정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상당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해운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공격을 직접 겪은 선원들의 불안감이 큰 상태이며,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 남아있는 다른 한국 국적 선박 선원들 사이에서도 안보 불안이 확산하고 있어 심리치료 및 하선 대책이 필요한 상항으로 알려졌다.

앞서 나무호는 지난 4일(현지시간) 오후 3시 30분쯤 미상의 비행체 2기에 의해 선미 좌현의 평형수 탱크 외판이 1분 간격으로 2차례 타격당했다. 정부 합동조사단이 지난 8일 실시한 현장 조사에 따르면 미상의 비행체 1차 타격으로 나무호 기관실 내 화재가 발생했으며, 2차 타격으로 불길이 커져 좌측 선미 외판 폭 5m, 깊이 7m 부근에 훼손을 입은 상태다.

■선사 HMM 수리 수주일 소요 예상, 안보 분기점 선 韓 해운

나무호의 운용사인 HMM 측은 정부 조사에 적극 협조하는 한편, 선박의 물리적 피해 복구와 선원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대응하고 있다. 현대해상의 전쟁보험 특약 등에 가입되어 있어 재산 피해 보전은 가능할 전망이나, 선박 수리 장기화에 따른 영업 손실은 불가피한 상태로 알려졌다.
HMM 관계자는 "정부의 1차 조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선박은 본격적인 수리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파손 범위가 깊어 완전한 복구까지는 최소 수주일 이상의 장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 및 페르시아만 인근 해역에는 나무호를 포함해 국내 선사들이 운용하는 선박 26척(한국인 선원 160여 명)의 발이 묶여 있거나 우회 운항 중이다. 이번 군 기술분석팀의 조사 결과에서 공격 주체의 국적이나 드론의 출처가 명확히 드러날 경우, 우리 정부의 중동 외교 노선과 호르무즈 해협 내 MFC(해양자유연합) 참여 여부 등 안보 정책에도 변화가 일어날 지 주목 받고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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