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변수에 반등한 K-화학…업계는 마냥 웃지 못해

파이낸셜뉴스       2026.05.18 06:59   수정 : 2026.05.18 06:59기사원문
롯데케미칼·LG화학·한화솔루션 실적 개선
전쟁 종료·중국 증설 땐 스프레드 재악화 우려





[파이낸셜뉴스]중동 전쟁 효과로 국내 화학업계가 모처럼 흑자를 냈지만 업계 표정은 밝지 않다. 공급 차질과 재고 효과로 벌어들인 '전쟁 특수' 성격이 강한 데다 중국발 공급과잉이라는 구조적 악재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올해 1·4분기 연결 기준 매출 4조9905억원, 영업이익 735억원을 기록했다.

10분기 만의 흑자 전환이다. 전쟁 이전 확보한 원료로 만든 제품을 고유가 국면에서 판매한 데다 재고자산 평가손실 환입 효과가 반영된 영향이다. 롯데케미칼의 1·4분기 재고자산 평가손실 환입 규모는 500억원, 기초소재 부문 원재료 래깅 효과는 2500억원 이상으로 집계됐다.

LG화학도 석유화학 부문이 1·4분기 매출 4조4723억원, 영업이익 1648억원을 달성했다. 긍정적 재고 래깅 효과와 유럽 반덤핑 관세 환급에 따른 일회성 수익이 반영되면서 전분기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한화솔루션도 케미칼 부문에서 2년 반 만에 흑자 전환했다.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은 1·4분기 매출 1조3401억원, 영업이익 341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의 단기 수익성 개선은 중동 전쟁에 따른 공급 차질과 맞물려 있다. 원유 공급난이 나프타와 에틸렌 공급 부족으로 이어지면서 아시아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상승했고, 일부 설비 가동률 하락으로 수급에 차질이 생겼다.

다만 업계는 이번 실적 개선이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2·4분기부터는 전쟁 이후 비싸게 확보한 원료 투입이 늘며 원가 부담이 커질 수 있어서다. 여기에 전쟁 종료 시 중동·아시아 설비 정상화로 공급 부족이 완화되면 제품 가격과 스프레드가 다시 하락해 수익성이 재차 악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구조적 공급과잉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중국의 대규모 석유화학 신증설이 이어지면서 범용 제품 중심의 경쟁 압박은 계속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사업재편을 추진하고 있지만 글로벌 차원의 공급과잉을 단기간에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1·4분기 실적 개선은 전쟁에 따른 공급 차질과 재고 효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2·4분기까지는 실적이 괜찮을 것 같다"며 "중동 상황이 안정되면 공급이 회복되는 동시에 고가 원료 부담이 반영될 수 있어 하반기 시황은 신중하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도 "2·4분기에도 재고 효과가 이어지면서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하면서도 "중동 전쟁에 따른 일시적 원가 효과 성격이 강하고 재고 효과 외 뚜렷한 펀더멘털 개선 신호는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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