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상장 규제'에 식은 IPO 시장…신규상장·공모액 반토막
파이낸셜뉴스
2026.05.17 14:54
수정 : 2026.05.17 14:54기사원문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15일까지 국내 신규상장기업 수는 20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5월 38곳이 신규 상장한 것과 비교하면 47.4% 감소한 수준이다. 공모금액 합계도 지난해 2조1417억원에서 올해 1조79억원으로 52.9% 줄었다.
다만 상장 수요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올해 들어 지난 15일까지 예비심사를 신청한 기업은 스팩을 제외하고 26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같은 수준이다. IPO 대기 수요는 유지되고 있지만, 실제 상장 완료까지 이어지는 속도가 더뎌지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중복상장 규제 강화가 예비 상장기업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본다. 앞서 금융당국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모회사가 상장된 상태에서 자회사가 다시 증시에 입성하는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제한하는 방향의 제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이나 모회사와 사업 연관성이 큰 기업의 IPO는 심사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 IPO 대어로 거론되던 일부 기업들도 상장 시점을 조정하거나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LS그룹은 자회사 LS에식스솔루션즈 상장을 추진했지만 중복상장 논란과 소액주주 반발 등이 이어지며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던 예비심사를 철회했다. SK에코플랜트, HD현대로보틱스, CJ올리브영 등도 제도 변화 영향권에 놓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세부 기준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하기보다 심사 기준과 시장 반응을 살피려는 분위기가 강해지는 모습이다.
IR업계에서는 중복상장 규제 강화로 IPO가 과거처럼 당연한 자금조달이나 엑시트 수단으로 활용되기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당국이 올해 2·4분기까지 세부 심사 기준을 마련하고 7월부터 제도 시행에 나설 예정인 만큼, 가이드라인 확정 전까지 기업들의 관망세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IR업계 관계자는 "중복상장 규제가 강화되면 성장성만으로 상장을 추진하기는 어려워진다"며 "왜 상장이 필요한지, 기존 주주를 어떻게 보호할지, 모회사와 독립적으로 사업할 수 있는지를 설명하는 게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장 문턱이 높아진 만큼 IPO 외에 사모투자나 전략적 투자자 유치 등 다른 자금조달 방식을 검토하는 기업들도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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