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대통령' 워시, 트럼프·인플레·파월 압박 이겨낼까
파이낸셜뉴스
2026.05.14 18:31
수정 : 2026.05.14 18:31기사원문
美연준의장 인준 통과… 주중 취임
트럼프, 금리 인하 압박 수위 높여
이란戰 장기화로 인플레 압력 강해
연준 이사직을 유지한 파월도 부담
그는 취임부터 도전적인 상황에 몰렸다. 이란과의 전쟁으로 재점화된 인플레이션, 소비자 심리를 짓누르는 유가 충격, 금리 인하를 공개적으로 압박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여기에 의장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연준 이사직에 남아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는 제롬 파월 현 의장(아래쪽 사진)까지 겹치면서 그 앞에 놓인 과제는 어느 때보다 복잡하고 무겁다.
■인플레이션·트럼프 압박 속 출발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2월 말 시작된 이란과의 전쟁이 예상보다 장기화되면서 미국 내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발표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3.8% 상승했다. 이번 상승률은 202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조지프 브루수엘라스 RSM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인플레이션이 다시 높아지는 국면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올 후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13일 발표된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기 대비 6.0% 상승했다. 이는 2022년 12월(6.3%)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미국의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51달러로 2022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마이클 보르도 럿거스대 교수는 "그는 금리 인하를 원하는 대통령과 유가 충격으로 인플레이션이 다시 높아진 경제 상황 사이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파월 변수와 연준 내부 균열
워시가 연준 이사들과 지역 연은 총재들을 설득해 통화정책 방향을 일관되게 이끄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데 7명의 연준 이사와 지역 연은 총재 5명이 투표권을 행사한다. 의장은 위원회의 수장이지만 과반 지지를 얻지 못하면 정책 방향을 관철하기 어렵다.
지난달 금리 결정 회의에서는 4명의 연준 위원들이 정책 성명에 반대 의견을 냈다. 이는 1990년대 초 이후 가장 많은 반대 의견이다. 이들 중 3명은 다수 의견보다 더 나아가 연준이 여전히 금리 인하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신호 자체를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월의 연준 잔류 여부도 워시에게는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8년간 연준 의장으로 재직하며 연준 이사들과 구축한 그의 신뢰와 영향력을 고려하면, 연준의 독립성이 흔들리거나 정치적 압박이 커질 경우 워시 의장과 트럼프 진영을 견제하는 역할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워시는 취임 전부터 연준 개혁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핵심은 비대해진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와 정책 소통 방식 변화다. 그는 최근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더 작고 단순한 중앙은행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약 6조7000억달러 규모인 연준 자산을 장기적으로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과거 양적완화(QE)를 통해 연준이 지나치게 시장 개입을 확대했다고 비판해왔다.
소통 방식 개혁도 주요 과제다. 워시는 연준의 점도표(dot plot)와 포워드 가이던스에 부정적 입장을 보여왔다. 시장에 지나치게 많은 힌트를 주면서 정책 유연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시장에서는 워시 체제에서 연준이 '덜 예고하고 더 행동하는' 방식으로 변화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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