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호르무즈 개방"…이란 핵무기는 '불허'

파이낸셜뉴스       2026.05.14 18:35   수정 : 2026.05.14 21:26기사원문
베이징서 135분 정상회담
시진핑 '투키디데스 함정' 언급
美와 대등한 초강대국 인정 요구
트럼프, 경제협력 상호주의 강조
보잉기·대두 등 대규모 구매 압박
"시진핑 9월 24일 백악관 초청"





글로벌 경제와 안보 질서의 명운을 가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1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렸다. 두 정상은 이날 호르무즈해협의 개방과 이란 핵무기 불허에 대해 합의했다고 미국 측이 밝혔다. 9년 만에 베이징에서 대면한 두 정상은 표면적으로는 '위대한 지도자'와 '동반자'를 언급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으나 이면에서는 상호주의와 대등한 공존이라는 서로 다른 계산법을 내세우며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두 정상은 이날 오전 10시께 공식 환영식을 시작으로 135분간의 정상회담을 했다. 두 정상의 대면은 지난해 10월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이후 7개월 만이다. 트럼프의 베이징 방문은 2017년 이후 약 9년 만이다.

시 주석은 모두발언에서 신흥강대국이 기존 패권국과 충돌할 수밖에 없다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언급하며 미중 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미중 양국이 새로운 대국 관계의 모델을 열 수 있을지는 역사와 세계가 던지는 질문"이라며 "적수가 아닌 파트너가 돼 공동 번영을 이뤄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의 대중 압박을 견제하는 동시에 중국을 미국과 나란히 세계 질서를 이끄는 '대등한 초강대국'으로 인정하라는 요구로 풀이된다. 미국 일극 체제에서 미중 양강체제로의 전환이다. 특히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을 들이고 있는 미국 건국 250주년을 축하하는 덕담을 건네며 협력을 압박하는 정교한 외교술을 보였다. 대만 문제에 대해선 "잘못 건드리면 미중이 충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을 위대한 지도자로 거듭 칭하며 개인적 친분을 부각했다. 하지만 경제 현안에서는 상호주의를 전면에 내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론 머스크(테슬라), 팀 쿡(애플), 젠슨 황(엔비디아) 등 미국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대거 수행단에 포함된 점을 언급하며 "이들은 중국과 사업을 고대하고 있으며 그것은 전적으로 상호주의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대두, 소고기, 보잉 항공기 등 미국산 제품의 대규모 구매 확약이라는 '선물'을 요구한 것이다.

시 주석은 "미국 기업들은 중국의 개혁개방 과정에 깊이 관여해 왔으며, 이는 양측 모두에 이익이 된 과정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의 대외 개방의 문은 앞으로 더욱 넓게 열릴 것"이라고 강조하며 향후 시장 접근성 확대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이날 회담에서는 2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는 이란전쟁과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따른 글로벌 에너지 위기 등도 주요하게 다뤄졌다.
미국은 중국의 대이란 영향력을 활용해 해협 재개방을 압박하고 있지만 중국은 이에 상응하는 관세 완화나 첨단기술 수출통제 해제를 요구하며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저녁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 주최로 열린 국빈 만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중국 대표단과 매우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대화와 회의를 가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 주석과 펑리위안 여사에게 오는 9월 24일 백악관을 방문해주기를 공식 초청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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