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파트 위쪽까지 올라가지 않느냐"… 20년차 택시기사 목 조른 취객
파이낸셜뉴스
2026.05.17 05:00
수정 : 2026.05.17 07:1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목적지 도착 후 아파트 단지 위쪽까지 더 올라가 달라는 요구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술 취한 승객에게 욕설과 목 조르기 등 폭행을 당한 택시기사 사연이 전해지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최근 JTBC '사건반장'은 약 20년간 택시를 운행해 온 A씨가 지난 3월15일 야간 운행 중 커플 승객을 태웠다가 폭행을 당했다는 사연을 전했다.
당시 A씨는 술에 취한 남성 승객 B씨와 여성 승객 C씨를 태우고 목적지인 아파트 주차장에 도착해 차를 세웠다.
그러자 술에 취한 남성 승객 B씨는 "더 올라가야 한다"며 추가 운행을 요구했다.
A씨는 "아까 (하차 지점을) 물어보지 않았느냐. 결제가 끝났다"며 B씨의 요구를 거절했다.
이때 B씨는 "지금 돈 더 드리겠다"면서도 "내가 무슨 죄를 지었나, XX"라며 욕설을 했다.
이에 A씨가 욕설을 지적하며 목소리를 높이자, 동승했던 여성 승객이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B씨는 "내가 (욕설을) 자기에게 했나", "자기가 자격지심이 많은가 보다"라고 응수했고, A씨가 "자격지심?"이라며 다시 목소리를 높이자 B씨가 여성 승객을 먼저 택시에서 내리게 한 뒤 A씨의 목을 조른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비명을 지르자 인근 아파트 경비원이 다가왔고, B씨는 그제서야 목을 조르던 손을 풀었다.
A씨는 B씨가 왼팔로 목을 조르며 온몸으로 짓눌러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고 밝혔다.
B씨는 폭행 이후에도 욕설을 하며 "내가 너 같은 XX 똑같이 망가지게 해줄게"라며 협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경찰에 신고하자 B씨는 오히려 "택시기사가 나를 물었다"며 자신이 피해자라고 주장했고, 동석했던 여성도 "내가 봤다"며 같은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블랙박스 영상을 근거로 목이 졸린 상태에서 상대를 무는 것은 불가능하며, 비명을 지를 당시 자신의 치아와 B씨 얼굴이 부딪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반박했다. 또 사건 당시 여성 동승자는 택시 밖에 있어 폭행 장면을 직접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두 달 동안 사건 수사에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에 따르면 B씨는 출석 요구일에 나타나지 않고 전화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근에야 연락이 닿아 다음 주 첫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영상을 본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가해자의 폭행을 비판하는 목소리와 함께, 택시기사의 초기 응대를 지적하는 반응이 적지 않게 나왔다.
자신을 택시기사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기사의 손님 대응이 문제다. 첫 단추가 잘못 됐다"고 평가했다.
이 외에도 "돈을 더 주겠다는데도 더 안 가겠다고 한 기사의 태도가 아쉽다", "욕을 들었어도 손님에게 소리 지르는 기사의 태도가 이해되지 않는다" 등 운전기사 대응을 두고 아쉬움을 표하는 반응이 잇따랐다.
반면 "기사도 문제지만 저렇게 목 조르는 게 말이 되나. 살인미수다", "우리나라는 왜 미국 택시처럼 칸막이가 없는지 모르겠다. 위험했다" 등 가해자의 폭행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과 함께 택시 내 안전 장치 미비를 우려하는 반응도 이어졌다.
sms@fnnews.com 성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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