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 만에 쪼개진 '스승의 날'... 축하 대신 갈등과 자조만 남았다

파이낸셜뉴스       2026.05.15 15:00   수정 : 2026.05.15 15:00기사원문
교육부·교총 사상 첫 별도 기념식… '교사의 다짐' 퍼포먼스가 불 지핀 불신



[파이낸셜뉴스] 1982년 스승의 날이 법정 기념일로 지정된 이후 44년 동안 이어져 온 '정부-교원단체 공동 주최'의 관례가 깨졌다. 15일 제45회 스승의 날을 맞아 교육부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는 각각 충북 청주와 서울 서초동에서 별도의 기념식을 개최하며 교육계의 깊은 내홍을 드러냈다.

■'교사의 다짐'이 불러온 파행


이번 분열의 결정적 도화선은 교육부가 추진한 '교사의 다짐(교육 회복 공동 선언)' 퍼포먼스였다.

교육부는 교권 침해 상황을 극복하고 교육공동체를 회복하자는 취지로 이 행사를 기획했으나, 현장 교사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교총을 비롯한 주요 교원단체들은 "사전 협의 없는 일방적인 추진"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스승의 날은 교사가 위로와 격려를 받아야 하는 날임에도, 정부가 교사들에게 또 다른 책무와 다짐을 요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결국 교총과 전교조 등이 불참을 선언하면서 교육부 행사는 교사노조만 참여한 '반쪽짜리' 정부 행사가 됐다.

■교총, 서초동서 정부 정책 정면 비판


교육부 행사가 열리는 시각, 교총은 서울 서초구 교총회관에서 자체적인 기념식을 열었다. 강주호 교총 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열정은 고소를 부르고, 정성은 민원을 부른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자조 섞인 말이 학교 현장의 현실"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강 회장은 "이미 소는 잃었지만 외양간이라도 제대로 고쳐야 한다"며 정부의 보여주기식 땜질 처방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현장체험학습 사고 시 교사 개인에게 집중되는 법적 책임 문제를 지적하며, '교권 보호 5대 제도 개선'의 즉각적인 입법화를 강력히 요구했다.


■교육부, '현장 밀착' 강조했지만


한편, 청주 오스코(OSCO)에서 열린 교육부 기념식에서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유공 교원 233명에게 정부 포상을 수여하며 교사들의 헌신에 감사를 표했다. 교육부는 이번 행사가 '현장 밀착형'으로 꾸며졌다고 강조했으나, 정작 최대 교원 단체들과는 평행선을 달리며 '소통 부재'라는 숙제만 확인하게 됐다.

교육계 전문가들은 "가장 축복받아야 할 날에 교육 주체들이 갈라선 것은 현재 대한민국 교권의 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정부가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실질적으로 반영하지 않는다면 교육 회복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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