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천피가 꼭지는 아니겠지?" 와르르 코스피에 심장 '철렁'한 빚투개미 "버틸 시간이 없다"
파이낸셜뉴스
2026.05.17 05:00
수정 : 2026.05.17 05:00기사원문
사상 첫 팔천피 달성 후 급락…매도 사이드카 발동
신용융자 잔고 36조 역대 최대, 빚투의 유혹과 함정
[파이낸셜뉴스] 임지웅씨(36·가명)는 올해 초 주식을 시작했다.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만큼, 다른 종목은 쳐다보지도 않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몰빵'한 덕분에 수익률은 나쁘지 않다. 흐뭇한 마음으로 매일 아침 점점 더 올라가는 수익률을 확인하는 게 요즘 임씨의 취미다.
하지만 흐뭇함만큼 아쉬움도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게 임씨의 설명이다. 임씨는 "시드 1000만원만 더 있었어도 최소 300만원은 더 벌었을 것"이라며 "적금을 깨서 주식에 보태긴 했는데 부족한 것 같아 신용융자라도 받아야 하나 고민 중이다. 수익률이 아무리 좋아도 시드가 적으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지금 놓치면 안 될 것 같아서…" 빚투 36조원 돌파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임씨만이 아니다. 이미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빚을 내서 시장에 들어오고 있다. '빚투'의 대표적 지표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13일 기준 36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임씨처럼 "시드가 조금만 더 있었으면"이라는 아쉬움이 신용융자로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15일 키움증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삼성전자 투자자의 신용융자 규모는 3조 5865억원으로, 연초와 비교해 무려 117.7%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체 시장의 신용융자 잔고 증가율(32%)을 세 배 이상 웃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쌍끌이하는 코스피 상승장 분위기 속에서 'FOMO(Fear of Missing Out·소외 공포)'로 인한 시장의 열기가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인미답' 8000선 돌파 후 급락에 얼어붙은 개미 심장
15일 오전 코스피는 장 초반 상승 전환하며 8046.78을 찍고 사상 처음으로 8000선을 돌파했다. 지난 6일 7000을 넘어선 지 7거래일만으로, 증권가에서는 '만스피'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임씨도 '만스피'라는 말에 기대감을 품고, 대출을 받아서 추가 매수에 들어가야 하나 고민했다.
그런데 그 순간 코스피가 밀리기 시작했다. 두 시간도 채 되지 않아 350p 넘게 급락했고, 오후 1시 28분께에는 매도 사이드카까지 발동했다. 외국인이 5조 넘게 물량을 쏟아냈다. 최근 오름폭이 컸던 대형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지수를 끌어 내리는 분위기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결국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6.12%(488.23p) 하락한 7493.18로 마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는 각각 8.61%, 7.66% 급락했다.
빚투가 위험한 이유, '버틸 시간'이 사라진다
빚투에는 일반 투자와 다른 치명적인 변수가 있다. 바로 시간이다. 신용융자는 만기가 있으며, 통상 180일 안에 갚아야 한다. 주가가 오른다면 문제가 없지만, 주가가 하락해 담보 비율이 떨어질 경우에는 문제가 생긴다.
기한 내 상환하지 못할 경우, 증권사는 강제로 주식을 팔아버리는 '반대매매'를 통해 대출금을 회수하게 된다.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손실이 확정되는 것이다. 임씨의 경우를 예로 들면, 그가 보유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수익 구간에 있기 때문에 15일 같은 하락장에도 버틸 수 있다.
하지만 임씨가 신용융자 비중을 높여 추가 매수를 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담보 비율이 떨어지는 순간 반대매매를 당해 손실이 확정된다. 빚투가 몰릴수록 반대매매 물량도 커지고, 하락장에서 낙폭이 더 깊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전문가들이 "주가가 오를 때는 좋지만 내려갈 때는 어마어마한 피해로 다가갈 수 있다"며 빚투를 경계하는 이유다.
'껄무새'가 되기 싫은데 오늘도 결국 "살 걸, 팔 걸, 버틸 걸…" 주식도, 부동산도, 재테크도 다들 나 빼고 잘만 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공부해도 어려운 투자의 세계, 손뼉 치며 공감할 [개미의 세계]를 편하게 받아보시려면 기자페이지를 구독해주세요. 함께 공유하고 싶은 투자 사연이 있는 개미들의 제보도 기다립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