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원에 샐러드까지"…갓성비 구내식당, 단 외부인은 12시 이후 입장하세요
파이낸셜뉴스
2026.05.17 10:00
수정 : 2026.05.17 16:41기사원문
[고물가 시대, 서울 구내식당 털어봤다]
종로 예금보호공사 공기관 치고는 좀 비싸
서울시청·종로구청 외부인 출입 안돼 '허탕'
다 올랐습니다. '내 월급' 빼고 모든 게 오른 듯 합니다. 점심 한 끼, 커피 한 잔이 걱정인 독자 여러분을 위해, 돈이 되는 소비의 방법을 공유해 드립니다.
[단내나는 짠테크] 그 다섯번째 이야기는 모두에게 열린 '예금보험공사의 구내식당' 입니다. <편집자주>
[단내나는 짠테크] 그 다섯번째 이야기는 모두에게 열린 '예금보험공사의 구내식당' 입니다. <편집자주>
[파이낸셜뉴스] 점심 한 끼 가격이 1만원을 훌쩍 넘어간 시대, '가성비 점심'을 찾기 위한 노력도 치열해지고 있다. 저렴한 식당 정보를 공유하는 '거지맵'과 '착한가격업소'가 주목받는 가운데 한 통의 제보 메일은 잊고 있던 '가성비 맛집'을 떠올리게 했다.
제보 내용대로 최근 2~3년 사이 저렴한 가격에 든든한 식사를 할 수 있는 구내식당의 매력은 온라인에서 꾸준히 회자돼 왔다. 구내식당의 가성비를 경험하기 위해 여의도 대신 관공서와 공공기관이 몰려있는 종로에서 구내식당 찾기에 나섰다.
발품 끝에 찾은 곳…예금보험공사 구내식당
15일 오후 12시 30분, 서울 종로구 예금보험공사건물 외부 계단을 이용해 지하 1층으로 내려갔다. 음식 주문을 위해 키오스크 앞에 섰지만, 고민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식권 8000원'이 전부였다.
점심메뉴는 한식코너와 일품코너 등 두 종류로 제공되지만, 이미 일품메뉴는 마감된 상태였다. 한식메뉴는 잡곡밥에 춘장돈채볶음, 계란파국, 깐풍모듬버섯볶음, 치커리무침으로 식단을 구성했다. 일품코너는 고구마치즈돈까스에 브로콜리스프, 푸실리살사소스무침, 비트야채피클이었다.
선택할 수 없다는 아쉬움은 음식을 보는 순간 사라졌다. 일품메뉴에서 제공하는 푸실리살사소스무침을 추가로 줬고 샐러드바에서 별도로 샐러드도 챙길 수 있었다. 금세 풍성한 한끼가 완성됐다.
예금보험공사의 구내식당에 아쉬움이 있기는 했다. 이 구내식당의 가격은 구청이나 공공기관의 구내식당보다 비쌌다. 여기에 외부인은 낮 12시10분부터 입장할 수 있었다.
예금보험공사 직원들의 식사 시간이 오전 11시 30분부터라 일품메뉴가 빠르게 소진되면 40분 뒤 입장하는 외부인은 구경 조차 못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종로 주변 식당들의 점심값과 비교하면 약간의 불이익은 충분히 감수할 만 했다. 양껏 담을 수 있는데다 맛은 좋고 영양도 균형을 이뤘다.
이날 예금보험공사 구내식당을 찾은 남모씨(44)도 외부사람이었다.
그는 "점심값 부담이 커 최근에는 일주일에 절반 이상 이 곳에 온다. 예전엔 종로 주변에 갈만한 구내식당이 많았는데 지금은 여기 밖에 없다"면서 "메뉴 구성도 좋고 주변 식당들에 비해 3분의 2 가격이라 꽤 괜찮다"고 설명했다.
공감이 됐다. 전날 부득이하게 예금보험공사 근처에서 먹은 샐러드포케 한 그릇도 떠올랐다. 1만2000원이었다.
"검색 안 하면 헛걸음"…외부인 출입 막힌 구내식당들
하루 전 샐러드 포케를 먹은 건 구내식당을 찾아나섰다가 실패했기 때문이다.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마주하게 만든 곳은 온라인에 '가성비 좋은 구내식당'으로 꼽힌 종로구청이었다.
출입문엔 '외부인 이용 불가'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외부인 출입을 허용하던 곳이 이용 불가로 전환한 건 이유가 있었다.
식당에서 만난 종로구청 관계자는 "우리도 빌려서 사용하는 곳이라 구내식당 공간이 좁아지면서 외부인 출입은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향후 청사가 완공되면 외부인에 개방할 거냐고 묻자 "그때 봐야 알 거 같다"고 답했다.
제한된 점심시간에 마음이 급해졌다. 서둘러 발걸음을 종로경찰서로 옮겼더니 상황은 종로구청과 같았다.
종로경찰서 관계자도 "예전에는 구내식당이 있었지만, 현재는 경찰서 건물을 지으면서 임시로 사용 중인 장소"라며 "지금은 구내식당 자체가 없어 직원들도 밖에서 식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서울청사와 서울시청사 구내식당은 예전부터 외부인 출입은 불가였다. 결국 점심시간은 지났고 1만2000원을 지불해 샐러드 포케를 먹어야 했다.
1만원 시대 직장인들…구내식당도 '정보전'
구내식당의 매력을 경험하려면 노력이 필요하다. 앞서 상황대로 무작정 찾아갔다가는 허탕치기 쉽다.
이미 '전국 구내식당 지도' 서비스가 있지만, 외부인 입장이 안 되는 서울시청사 구내식당 등을 안내해 헛걸음할 수도 있다.
대신 서울시청사 구내식당을 개방하지 않는 서울시는 홈페이지에 '맛, 영양, 가격까지 다 잡은 서울 가성비 구내식당은 여기'라는 제목으로 갈만한 구내식당 정보를 올렸다. 그중 '역' 맛집이 눈길을 끈다.
청량리역 구내식당은 반찬 가짓수만 10가지가 넘는 데다 맛까지 좋아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는다. 외부인 가격은 7000원이며 현금이나 계좌이체로만 결제할 수 있다. 또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오후 4시 30분부터 7시까지 운영돼 세 끼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
옥수역과 용산역 구내식당은 모두 6500원이고 청량리역처럼 아침부터 저녁까지 운영한다. 특히 용산역 구내식당은 5층에 자리해 창문 쪽에 앉으면 용산역 플랫폼을 내려다볼 수 있다.
'책' 맛집도 있다.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의 구내식당 가격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5000원이었다. 지금은 6500원이다. 책도 보고 밥도 먹을 수 있어 주말이면 대기줄이 늘어설 정도라고 한다. '병원' 구내식당으로는 보라매병원을 추천했다.
거지맵에서도 가성비 식당과 함께 구내식당이 올라와 있다. 서울시가 알려준 '역' 맛집, '책' 맛집에 '병원' 맛집도 볼 수 있다. 가령 도서관을 검색하면 국립중앙도서관 외에도 정독도서관, 남산도서관 등 구내식당과 가격을 볼 수 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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