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국회의장 "美 호르무즈 압박, 금융위기 부른다"

파이낸셜뉴스       2026.05.15 18:28   수정 : 2026.05.15 18:28기사원문
갈리바프,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군사 압박 비판
"39조달러 부채 안고도 중동 군사 개입 확대" 주장



[파이낸셜뉴스] 이란 고위 인사들이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군사 압박을 겨냥해 글로벌 금융위기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의 장기 국채 금리가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수준으로 치솟은 가운데 중동 긴장이 에너지 가격과 물가를 자극하면서 미국의 재정 부담을 더 키우고 있다는 주장이다.

14일(현지시간)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미국은 39조달러의 부채를 안고도 호르무즈에서 값비싼 LARP(실사 역할극)를 벌이고 있다"며 "결국 돌아올 것은 세계 금융위기"라고 밝혔다.

갈리바프 의장은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가 5%를 넘어섰다는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를 함께 올리며 미국의 재정 상황과 중동 군사 개입을 동시에 비판했다. 미국이 막대한 국가부채를 떠안은 상황에서 호르무즈 해협 인근 군사 압박까지 이어가며 금융시장 불안을 자초하고 있다는 취지다.

FT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13일 250억달러(약 37조3400억원) 규모의 30년 만기 국채를 발행했다. 입찰 결과 최고 수익률은 5.046%를 기록했다.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가 5%를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 처음이다.

장기 국채 금리 상승은 미국 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금리가 오를수록 정부가 새로 빚을 내거나 기존 부채를 차환할 때 부담해야 하는 이자 비용이 커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와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면 물가 상승 압력도 다시 강해질 수 있다.

최근 미국 물가 지표도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기 대비 6.0% 상승해 3월 4.3%, 2월 3.4%를 크게 웃돌았다. 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쟁발 에너지 가격 상승과 물류 불안이 물가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배경이다.

갈리바프 의장은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도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는 "전직 TV 진행자를 2007년 이후 들어본 적 없는 거액의 자금으로 전쟁 장관처럼 행동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폭스뉴스 진행자 출신이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권리 주장도 한층 강화하고 있다. 모하마드 레자 아레프 이란 수석부통령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해협은 애초에 이란의 것"이라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이란은 적대국과 그 동맹국을 상대로 통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현재 해협은 사실상 봉쇄 상태다. 해협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국제유가와 해운 비용,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동시에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