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삼성전자 파업 위기에 "대화 지원" 주시…'초과이익공유' 논의 "검토 단계 아냐" 신중

뉴시스       2026.05.16 06:02   수정 : 2026.05.16 06:02기사원문
삼전 노조 파업 닷새 앞으로…靑 "노사 대화 통해 해결되도록 정부는 적극 지원" 이재명 대통령은 직접 언급 안 해…노동절 앞두고 "연대의식 필요" 원론적 언급 靑, 총파업 현실화 대비 성장률·증시 등 경제 영향 분석 보고서 작성…대책 수립 김용범, 초과세수 활용한 '국민배당금' 언급…靑은 "개인 의견"이라며 신중론 문재인 정부 '협력이익공유제'·이명박 정부 '초과이익공유제' 등 과거 사례 있어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삼성전자 노사 임금협상 사후조정 마지막날인 13일 성과급 지급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노사 협상이 결렬되면서 21일로 예정된 총파업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사진은 이날 경기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수원본사 모습. 2026.05.13. jtk@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예고한 총파업이 닷새 앞으로 다가오면서 청와대도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16일 "정부는 노사 협의를 통해 문제가 해결되도록 끝까지 지원하겠다"며 "조속한 대화 재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15일 브리핑에서 "삼성전자가 국민 경제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엄청나게 크기 때문에 파업 같은 상황이 오지 않길 바란다"며 "노사 간 협의가 잘 마무리되길 바라고 있다"고 했다. 앞서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도 지난 13일 브리핑에서 "파업 예고일 전까지 노사가 대화로 해결할 수 있도록 정부는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삼성전자 노조 파업 문제에 대해 직접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다만 이 대통령은 노동절을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일부 조직 노동자들이 자신들만 살겠다고 과도한 요구, 부당한 요구를 해서 우리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게 되면 해당 노조뿐만 아니라 다른 노동자들에게 피해를 입히게 된다"며 "'나만 살자'가 아니고 노동자 모두가, 또 국민 모두가 함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책임의식과 연대의식도 필요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삼성전자 노조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지만 청와대는 "특정 기업의 사안이 아니다"며 "노동자와 사용자, 국민 모두 공생과 협력이 중요하다는 원론적인 입장"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내부적으론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대비책도 모색 중이다. 청와대 정책실은 지난달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한국 경제에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을 분석한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치는 여파가 상당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경제성장률, 산업 생태계, 주식시장, 노동시장 등에 미칠 여파를 포괄적으로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보고서에는 '삼성전자의 성과는 사회 전체의 결실'이라는 취지의 내용이 포함됐다. 삼성전자의 실적에 정부의 지원 정책과 국내 산업 생태계 등 다양한 요소들이 함께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반도체는 세금·금융·인프라 등 각종 정부 지원이 투입된 국가 전략 산업이기 때문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지난달 27일 "삼성전자 이익을 경영진과 노동자들만의 결실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삼성전자의 결실에는 수많은 인프라, 수많은 협력 기업, 400만명이 넘는 소액 주주와 국민연금이 연결돼 있다. 현재 발생한 이익을 회사 내부 구성원들끼리만 나눠도 되는 이슈인가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삼성전자가 있기까지 수많은 협력업체의 노력, 정부의 지원, 연구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특히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막대한 전력 확보를 위한 지역 주민들의 협조가 있었던 점을 부인할 수 없다"고 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 입장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했다.

정부는 파업을 중단시킬 수 있는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도 시사했다. 김정관 장관은 지난 14일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삼성전자 노사 대화 재개를 촉구하며 "파업이 발생한다면 긴급조정도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긴급조정권은 쟁의 행위가 국민의 일상 생활을 위태롭게 하거나 국민 경제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을 때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는 예외적 조정 절차다. 긴급조정권 발동 시 30일간 쟁의행위가 금지되고, 중노위 조정 및 중재 절차가 진행된다.

[울산=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용범 정책실장이 13일 울산 동구 호텔현대 바이 라한 울산에서 열린 K-조선 미래비전 간담회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5.13. bjko@newsis.com


다만 청와대는 반도체 기업들의 역대급 실적과 성과급 문제로 촉발된 '초과이익 공유론'엔 신중한 모습이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지난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인공지능(AI) 시대 과실은 특정 기업만의 결과가 아니다. 그 과실 일부는 전 국민에게 구조적으로 환원돼야 한다"며 초과 세수를 활용한 '국민배당금'을 언급했는데, 청와대는 입장문을 통해 "청와대 내부 논의나 검토와 무관한 개인 의견”이라고 일단 선을 그었다.

김 실장은 1990년대 노르웨이가 석유로 얻은 수익을 국부펀드에 적립해 미래 세대 자산으로 전환한 사례를 예로 들며 청년 창업 자산, 농어촌 기본소득, 예술인 지원, 노령연금 강화, AI 시대 전환 교육 비용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대기업이나 산업에서 초과 이익이 발생했을 때 개별 기업의 노사를 넘어 사회 전반으로 흘러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는 과거에도 있었다. 초과이익공유제, 협력이익공유제 등이 대표적 사례다. 2011년 이명박 정부 시절 동반성장을 화두로 초과이익공유제 등이 검토됐고, 문재인 정부에서도 협력이익공유제 도입이 논의됐다.

2011년 당시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제안한 '초과이익공유제'는 대기업이 설정한 목표 이윤을 초과 달성하면 일정 비율을 기금으로 조성해 협력업체 생산성 향상 등에 사용하자는 게 골자다. 협력이익공유제는 대·중소기업이 협력사업 등을 통해 공동으로 달성한 이익을 나누는 것을 말한다. 논의가 본격화될 때마다 반발이 거셌고, 제도로 정착되지 못했다.

최근 정치권에서도 관련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문금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8일 "반도체 호황은 특정 산업만의 성취가 아니라 여러 차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과정에서 농축수산물 시장 개방이라는 막대한 부담을 감내해 온 농어민들의 희생이 축적된 결과"라며 반도체 이익 일부를 농어촌에 환원하라고 주장했다.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는 반도체 기업 초과이익을 공유하는 제도를 법제화하겠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는 경기 상황, 세수 여건, 재정투자 방향 등을 상시 논의하고 있다"면서도 "반도체 초과 세수 활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경기 변동에 따라 세수를 점검하고 이에 따른 재정 운용 방향을 조정하는 것은 일상적인 업무로, 반도체 초과 세수를 특정해 활용 방안을 모색하지는 않는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반도체 초과세수 활용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거나 검토하고 있는 단계는 아니다"며 "검토 계획도 현재로서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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