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점수 삐끗하면 금리 10%대…밀려나는 중·저신용자
뉴시스
2026.05.16 08:01
수정 : 2026.05.16 08:01기사원문
은행 대출 문턱에 중·저신용자 고금리시장 내몰려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중·저신용자들이 고금리 시장으로 내몰리는 이른바 '금리 단층' 현상이 고착화하고 있다.
신용점수가 조금만 밀려도 대출금리가 급등하면서 금융 취약계층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용평점 상위 50% 이상의 고신용자 대출금리가 평균 연 4.9~5.1%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두 배 가량 높은 것이다. 하위 10~20%의 저신용자 구간에서는 대출금리가 최고 연 13.9%에 달했다. 신용점수가 조금이라도 삐끗하면 금리가 큰 폭 뛰어오르는 셈이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로 은행권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이러한 현상은 더 심화하고 있다. 가계대출 총량과 건전성 관리에 나선 은행들이 상대적으로 연체 위험이 낮은 우량 차주를 중심으로 영업에 나서면서 고신용자 편중 현상이 뚜렷해진 것이다.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중·저신용자들은 저축은행 등 2금융권으로 밀려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금리가 급격히 뛰면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대출 시장의 금리단층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2016년부터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사잇돌대출' 공급 등 중금리대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인터넷은행마저 애초 취지와 다르게 고신용자 대출에 치중되면서 양극단에 치우친 대출 구조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의 민간 중금리대출 공급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은행권의 민간 중금리 대출 공급액은 8조6900억원으로 전년(9조9500억원) 대비 1조2600억원(12.7%) 감소했다. 저축은행권의 중금리대출 공급 실적도 같은 기간 9조4900억원에서 8조5300억원으로 9600억원(10.1%) 줄었다. 상호금융의 민간 중금리대출 공급도 1조800억원에서 7100억원으로 3700억원(34.3%) 감소했다.
중·저신용자의 금융 접근성이 악화되자 청와대와 정부는 금융의 공공성과 포용금융의 필요성을 잇따라 강조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상위 등급에게만 대출을 지급하고 나머지는 취급을 안 해 전부 제2금융, 대부업, 사채업에 의존하게 만들고 있다"며 "서민금융이 갈수록 어려워지는데 배제되지 않도록 포용금융이 금융기관의 의무 중 하나라는 것을 계속 주지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한국의 금융시장에 대해 "성안에는 낮은 금리를 누리는 고신용자들이 안온하게 머물고, 성벽 바깥에는 금융에서 배제된 사람들이 두텁게 산재해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금융당국도 제도 개선 논의에 착수했다. 금융위는 이달 중 '포용금융추진단(가칭)'을 이달 중 출범한다. 추진단에서는 현재 신용평가 체계를 비롯해 고신용자 위주의 영업 관행, 중금리대출 공급 구조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hach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