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초과 이익' 논쟁에…주주들은 속탄다
뉴시스
2026.05.16 12:02
수정 : 2026.05.16 12:02기사원문
삼성전자 성과급 갈등 파장 지속…"주주권익 침해" 리스크 반영된 주가…하이닉스 상승률 절반도 못 미쳐 영업익 15% 성과급 재원 요구에…상법 위반 지적도 주주들 "'쩐의 전쟁' 한창인데 이익공유가 웬 말"
[서울=뉴시스]이지민 기자 = 인공지능(AI) 반도체 산업이 초호황을 맞으며 기업들의 이익 배분 논의에 불이 붙었지만, 주주들은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논쟁을 촉발한 삼성전자 노사 간 성과급 갈등은 주가 리스크로 번지는 가운데, 일각에선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산정 기준 명문화'가 주주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주단체는 최근 노사 임금 교섭과 쟁의 행위 전반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대상은 노조뿐 아니라 이사회와 경영진까지 포함된다.
이들은 파업에 따른 반도체 생산 차질과 기업 가치 훼손을 주주 재산권에 대한 직접적이고 고의적인 침해 행위로 보고,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에 나선는 계획이다.
앞서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명문화할 것으로 요구하며,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오는 2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증권가 실적 전망치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노조의 요구액은 최소 45조원에서 최대 50조원 규모에 달한다. 삼성전자 연간 연구개발(R&D) 비용이 약 37조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막대한 금액이다.
◆주가에 반영된 리스크…하이닉스 상승률 절반 못 미쳐
파업 현실화 우려는 주가에 직접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가 총파업 예고한 지난달 23일 이후 주가 추이를 보면 SK하이닉스는 48.73% 상승한 데 비해 삼성전자 주가 상승률은 24.37%에 그쳤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 씨티그룹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며, 노사 갈등을 최대 리스크로 꼽기도 했다. 파업이 격화할 경우 대규모 성과급 충당금 설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가 각각 기존 대비 10%, 11%씩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고정하는 것은 기존 상법 패러다임과 충돌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근로자를 '잔여청구권자'인 주주와 유사한 지위로 변경하면서, 손실 위험은 주주가 부담하고 이익은 근로자에게 돌아가는 논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권재역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전날 열린 주주행동연구원(SERI) 좌담회에서 "회사법(상법)의 시각에서 영업이익은 사실 주주의 몫"이라며 "이익의 처분은 원칙적으로 주주총회 결의 사항이며, 고유 권한"이라고 말했다.
이어 "본래 영업이익은 기업가치 측정을 위한 회계 개념이지, 임금을 자동으로 계산하는 장치가 아니다"라며 "노조가 요구하는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것은 사실상 이익처분의 주도권을 단체 협약으로 옮기겠다는 시도"라고 덧붙였다.
◆"'쩐의 전쟁' 한창인데…" 이익공유 논쟁 불편한 주주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 등 AI 반도체 기업의 이익 활용을 두고 초과이익 공유제, 협력이익 공유제 등의 주장까지 흘러나오면서 금융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통상 기업들은 예상보다 큰 이익을 거뒀을 때 재투자, 임직원 보상, 주주환원 등으로 활용하는데 이를 산업 전반이나 사회 영역으로 확산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초과이익 공유제는 대기업이 설정한 목표 이윤을 초과 달성하면 일정 비율을 기금으로 조성해 협력업체 생산성 향상 등에 사용하는 방안으로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검토된 바 있다.
다만 금융시장은 기업의 이익 활용에 대한 정책적 개입에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2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초과 세수 활용과 관련해 국민배당금을 언급했을 당시에도 시장 일각에서는 이를 기업 이익 자체에 대한 분배 논의라고 잘못 ㅇ받아들이며 당일 코스피 급락의 배경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특히 글로벌 빅테크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쩐의 전쟁'에 돌입한 상황에서 재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높다.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 등에서는 "투자 경쟁이 한창인데 초과 이익 분배가 웬 말", "기업의 초과 이익은 주주와 임직원, 미래 투자를 위해 사용되는 것이 상식" 등의 반응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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