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양강' 경쟁 진화, K바이오도 R&D 고도화

파이낸셜뉴스       2026.05.17 14:49   수정 : 2026.05.17 14:49기사원문
노보노디스크, 고용량·먹는 약 데이터 반격
근육 보존·심혈관 보호 등 치료 가치 확대
한미·유한·동아, K바이오도 R&D 이어가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의 경쟁이 단순 체중 감량 수치를 넘어 '환자 맞춤형 치료 가치' 경쟁으로 확산하고 있다.

1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일라이 릴리가 마운자로의 높은 감량 효과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자, 노보 노디스크는 최근 유럽 비만학회에서 위고비 고용량 제형과 경구용 데이터를 공개하며 반격에 나섰다.

이번 학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부분은 체중 감량의 '질'이다.

위고비 7.2mg 고용량 투여군은 감소한 체중의 84%가 지방이었고, 복부 내장지방은 30% 이상 줄었다.

반면 근육 기능은 위약군과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됐다. 급격한 체중 감량 과정에서 제기돼 온 근감소 우려를 정면으로 겨냥한 데이터라는 평가다.

여성 맞춤형 데이터도 공개됐다. 폐경 여부와 관계없이 19~23% 수준의 감량 효과를 보였고, 폐경 이행기 여성에서는 심근경색·뇌졸중 등 주요 심혈관 질환 위험을 42%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에서는 편두통 위험 42~45%, 우울증 위험 25% 감소 효과도 확인됐다. 비만치료제가 단순 체중 감량을 넘어 만성질환 관리 플랫폼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경구용 비만치료제 시장에서도 경쟁이 치열하다. 알약 형태인 위고비 25mg 제형은 조기 반응군에서 64주 기준 평균 21.6% 감량 효과를 보이며 시장 기대를 높였다. 이는 일라이 릴리의 경구용 비만약 후보물질 대비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현재 시장 판도는 명확하다. 마운자로는 강력한 감량 효과를 무기로 시장을 흔들며 글로벌 1위 자리를 차지했고, 위고비는 적응증 확대와 장기 데이터 축적으로 대응에 나서는 구조다.

결국 향후 승부는 '누가 더 많이 빼주느냐'보다 '누가 더 오래, 안전하게, 다양한 환자군을 확보하느냐'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기업들도 시장 진입 속도를 높이고 있다. 가장 앞선 곳은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의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현재 품목허가 심사 단계에 있어 기대가 집중되고 있다.

GLP-1 계열의 주 1회 투여 제형으로 개발된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허가가 신청됐고 최근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GIFT) 대상으로 지정돼 허가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한양행은 차세대 지속형 비만치료제를 글로벌 파이프라인으로 육성 중이며, 동아에스티는 자회사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를 통해 식욕 억제와 대사 조절 기반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원제약은 마이크로니들 패치형 비만치료제를 개발하며 복약 편의성 차별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비만치료제 시장 경쟁은 이제 더 많은 환자군을 장기적으로 확보하느냐의 싸움으로 진화하고 있는 만큼 K바이오 역시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존재감 확대를 노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은 여전히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주도하고 있지만 공급 부족과 높은 약가 부담은 여전하다"며 "국내 기업들이 공급 안정성과 맞춤형 데이터를 확보하면 충분히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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