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임금 노무사 계좌로'...법원, "부정수습 아냐"
파이낸셜뉴스
2026.05.17 15:46
수정 : 2026.05.17 15:46기사원문
"밀린임금 받으려 했을 뿐"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양순주 부장판사)는 지난 3월 18일 A씨 등 근로자 3명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대지급금 환수 및 부당이득 추가징수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원고들은 2019년 11~12월 서울 마포구의 한 건설현장에서 근로를 제공하던 중 사업주의 부탁으로 내용이 불분명한 서류를 작성했다.
노무사 B씨는 이들 명의로 간이대지급금(소액체당금)을 신청했고, 2020년 5월 각 계좌에 700만원씩 입금됐다. 그러나 해당 돈은 같은 날 CMS 자동이체를 통해 전액 B씨의 계좌로 빠져나갔다.
근로복지공단은 A씨 등 원고들이 실제로 근로하지 않았거나 허위 신청에 가담해 대지급금을 부정하게 수령했다고 보고, 지급액과 같은 금액의 추가징수금을 더해 1인당 최대 1400만원을 환수하는 '대지급금 환수 및 부당이득 추가징수 처분'을 했다.
원고들은 밀린 임금을 받기 위해 사업주 등의 지시에 따라 내용을 알지 못한 채 서류에 서명했을 뿐이고, 또 노무사 B씨의 계좌로 대지급금이 자동이체된 사실 자체를 알지 못했으며 금액 전부가 이체돼 실질적인 이득을 얻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원고들은 신규 건축현장에서 석고보드 취부 작업을 하는 등 실제로 근로를 제공했다"며 "2019년 12월경 임금체불과 관련한 사안이 노동청에 접수된 점 등을 고려하면, 당시 원고들의 임금이 체불됐을 개연성도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각 서류에 날인된 원고들의 인영은 임의 제작이 가능한 '막도장'에 의한 것이고 서명 필체 또한 원고들의 것인지 불분명하다"며 "원고들이 대지급금을 이체받는 데 관여했는지 여부는 물론이고 사정을 인식하고 있는지조차 상당히 의문"이라고 부연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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