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통행량 95% 급감…해외건설 공급망 쇼크 현실화

파이낸셜뉴스       2026.05.17 13:26   수정 : 2026.05.17 10:23기사원문
국내 건설기업 79곳, 중동서 1409억달러 사업 진행
공사비·PF·보험료 등 복합 비용 부담 확대 우려
건산연 "단순 EPC 넘어 패키지형 시장 전환" 전망

[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해외건설 시장의 리스크 구조가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 건설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공사비와 금융비용 부담까지 겹치며 해외수주 시장 전반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호르무즈 쇼크에 공사비·PF 부담 확대

17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연구원은 '중동 분쟁이 해외건설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전략' 보고서에서 이번 미국·이란 충돌을 단순 군사분쟁이 아닌 '공급망 전쟁' 성격의 복합위기로 규정했다.

보고서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 차질이 에너지와 해운, 금융, 공급망 전반의 구조적 리스크로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호르무즈 해협의 일일 평균 통행량은 지난 2월 129척에서 3월 평균 6척으로 급감했다. 건산연은 이를 두고 "과거 중동 분쟁과는 다른 질적 충격"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이라크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중동 인접국에서는 국내 건설기업 79곳이 총 275건, 1409억달러 규모 사업을 진행 중이다.

건산연은 이번 사태의 파급 경로를 △에너지·원자재 가격 상승 △공급망·물류 차질 △금융비용 증가 △인력 안전·수급 위기 △신규 발주 환경 변화 등 5가지로 제시했다. 특히 플랜트 사업의 경우 철강과 화학제품, 해상운송 의존도가 높아 유가 상승과 물류 차질이 직접적인 공사비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금융시장 불안도 변수로 꼽혔다. 지정학적 위험이 확대되면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리와 보험료, 환헤지 비용 등이 동반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건산연은 중동 현장 비중이 높은 건설·EPC 업종의 경우 공기 지연과 대금 회수 불확실성 등에 노출되며 수익성 압박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건설경기 둔화…재건시장 재편 전망

국내 건설경기 역시 아직 뚜렷한 회복 흐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건산연의 '월간 건설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 건설수주는 21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8.3% 증가했지만, 대형 사업과 정책 집행 효과가 반영된 영향이 크다는 평가다.

반면 건설기성은 12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5% 감소했다. 민간 건축 부문 부진이 이어지며 회복 흐름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건설공사비지수는 134.4로 전년 동월 대비 2.5% 상승했고,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65.2로 전월 대비 2.6p 하락했다. 자재수급지수와 자금조달지수도 동반 악화되며 체감경기 위축 흐름이 이어졌다.


건산연은 향후 중동 시장이 단순 EPC 발주 중심에서 벗어나 복구·보안·물류·방호시설 등이 결합된 '패키지형 시장'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전후 재건시장 역시 에너지와 정유·가스 처리시설, 항만·물류, 교통 인프라 중심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손태홍 건설기술·관리연구실장은 "향후 중동 시장은 단순 EPC 발주가 아닌 복구·보안·물류가 결합된 패키지형 시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 차원의 금융·보증 지원과 함께 외교·통상·안보를 연계한 수주 지원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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