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급한데 타구가 야속하네" 9회 만루 불운… '타율 .059' 김하성의 잔인한 봄

파이낸셜뉴스       2026.05.17 13:28   수정 : 2026.05.17 13:28기사원문
17타수 1안타 1할도 안 되는 빈공… 'FA 재수' 승부수 띄운 김하성의 깊어지는 타격 고민
2-3 뒤진 9회말 2사 만루 절호의 찬스, 채프먼 발목 맞고 굴절된 '한 뼘 부족했던' 뼈아픈 땅볼



[파이낸셜뉴스] 안정된 다년 계약을 뒤로하고 프리에이전트(FA) 재평가를 위해 1년짜리 '쇼미더머니' 계약을 택한 김하성(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어깨가 무겁다. 황당한 빙판길 부상과 기나긴 재활을 거쳐 마침내 빅리그 그라운드로 돌아왔지만, 마음이 너무 급했던 탓일까. 차갑게 식어버린 방망이가 좀처럼 터지지 않으며 잔인한 봄을 보내고 있다.

김하성은 17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열린 2026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경기에 7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오른손 중지 힘줄 파열이라는 악재를 딛고 지난 13일 1군 무대에 복귀한 김하성은 이날 경기까지 3경기 내리 안타를 신고하지 못했다. 복귀 후 성적은 17타수 1안타. 한때 2할 5푼대를 유지하던 타율은 어느새 0.059라는 초라한 수치까지 곤두박질쳤다.

타석에서의 타이밍이 아직 완벽하지 않은 모습이다. 김하성은 2회말 첫 타석에서 보스턴의 좌완 강속구 투수 페이턴 톨리의 예리한 몸쪽 빠른 볼에 대처하지 못하고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5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는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톨리의 커브에 속수무책으로 서서 삼진을 당했고, 7회에는 우익수 뜬공으로 돌아서며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가장 뼈아픈 장면은 경기의 운명이 걸려있던 9회말에 연출됐다. 애틀랜타가 2-3으로 턱밑까지 추격한 9회말 2사 만루의 절체절명 찬스. 타석에 들어선 김하성은 보스턴의 '파이어볼러' 마무리 아롤디스 채프먼과 마주했다.



볼 카운트 0볼 2스트라이크의 불리한 상황, 김하성은 채프먼의 공을 결대로 날카롭게 받아쳤다. 중전 안타로 빠져나갈 것 같았던 매서운 타구. 하지만 야속하게도 공은 채프먼의 오른쪽 발목을 강타한 뒤 내야로 굴절되고 말았다.

채프먼이 재빨리 일어나 공을 주워 1루로 토스했고, 어떻게든 살기 위해 몸을 날려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감행한 김하성은 한 발 차이로 아웃 판정을 받았다. 그대로 경기가 종료되는 순간, 김하성의 얼굴에는 짙은 아쉬움과 허탈함이 교차했다.

타석에서의 지독한 불운과 침묵 속에서도 위안거리는 있었다. 유격수 자리에 선 김하성은 특유의 경쾌한 풋워크와 안정적인 핸들링으로 내야를 든든하게 지켜냈다. 수비만큼은 왜 그가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수상자인지를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하지만 올 시즌이 끝난 뒤 더 큰 무대, 더 거대한 계약을 노리는 김하성에게 수비 원툴은 부족하다.

결국 가치를 증명하는 것은 타격이다. 부상 후유증과 실전 감각 저하라는 터널을 하루빨리 빠져나와 잃어버린 타격감을 되찾는 것, 마음 급한 김하성에게 내려진 가장 시급한 과제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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