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무득점? LAFC 전술 탓"… 홍명보가 밝힌 '캡틴' 골 가뭄의 진짜 이유
파이낸셜뉴스
2026.05.17 17:00
수정 : 2026.05.17 17:00기사원문
홍명보 감독, 손흥민 부진 우려 일축 "소속팀과 대표팀은 다르다"
"LA서 직접 확인… 밑에서 뛰다 보니 득점 찬스 안 온 것뿐"
'해발 2300m' 뛰고 온 캡틴의 경고 "뛰는 것보다 끝나고가 더 지옥"
굳건한 신뢰 "주장에게 더 주문할 것 없다… 하던 대로 해줄 것"
[파이낸셜뉴스] 최근 소속팀에서 득점포가 차갑게 식어버린 '캡틴' 손흥민(LAFC)을 향한 세간의 우려에 대해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명쾌한 진단을 내렸다. 골 가뭄의 원인은 선수의 기량 저하가 아닌 소속팀의 '전술적 위치' 때문이며, 대표팀에서는 그에게 가장 돋보일 수 있는 옷을 입히겠다는 확고한 선언이다.
홍 감독은 16일 서울 종로구 KT 온마당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최종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의 최근 득점력 빈곤에 대한 질문을 받고 주저 없이 캡틴을 감쌌다.
그는 "오현규와 조규성은 가끔 득점하고 있지만, 손흥민은 득점이 적은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LA에 직접 가서 확인해 본 결과, 우리(대표팀)와 달리 소속팀에서는 선수가 너무 밑에서 플레이하다 보니 득점 찬스 자체가 많이 오지 않았다"고 날카롭게 분석했다. 손흥민이 해결사보다는 볼 운반과 연계에 치중하는 롤을 맡다 보니 득점 가뭄이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이어 홍 감독은 "선수들과 소통해서 어떤 포지션이 (손흥민에게) 가장 적합한지 공유하며 대회를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다가오는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는 손흥민을 득점에 집중할 수 있는 전진 배치된 위치에서 활용하겠다는 강력한 시그널로 풀이된다.
득점력 우려는 지워냈지만, 손흥민이 대표팀에 안겨준 귀중한 '고지대 정보'는 벤치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조별리그가 치러질 멕시코는 숨쉬기조차 힘든 고지대 환경을 자랑한다. 공교롭게도 손흥민은 최근 북중미 챔피언스컵 8강전 크루스 아술과의 원정 경기를 통해 해발 2,300m의 극한을 미리 맛봤다.
홍 감독은 "LA에서 손흥민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8강전을 해발 2,300m 고지에서 치렀는데, 선수 본인이 '경기 도중보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가 더 힘들었다'고 하더라"며 고지대의 무서운 후유증을 전했다. 캡틴의 뼈저린 경험담은 이미 대표팀 동료들에게 낱낱이 공유되어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월드컵 통산 4회 연속 출전이라는 금자탑을 쌓은 주장을 향한 벤치의 신뢰는 절대적이다. 홍 감독은 "지금 손흥민에게 더 주문하는 것은 없다. 늘 해왔던 대로 완벽하게 잘 해줄 것이라 기대한다"며 강한 믿음을 보냈다.
소속팀의 전술적 족쇄를 풀고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해결사'의 옷으로 갈아입을 손흥민. 홍명보 감독의 굳건한 신뢰와 전술적 배려 속에서, 캡틴이 북중미의 고지대 위를 다시 한번 시원하게 내달릴 준비를 마쳤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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