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靑 눈치보기?.. 굵직한 현안 줄줄이 표류
파이낸셜뉴스
2026.05.17 18:21
수정 : 2026.05.17 18:21기사원문
지주사 지배구조 개선안 지지부진
비거주 1주택자 규제도 늦어질듯
업계 "추진력 줄고 불확실성 늘어"
금융당국의 핵심 현안들이 줄줄이 표류하고 있다. 굵직한 이슈들이 계속 밀리며 현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금융권 안팎에서는 당국이 '윗선 눈치보기'에 매몰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17일 금융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오랫동안 당국 논의 단계에 머물러 있는 주요 현안으로는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은행권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제재 △비거주 1주택자 규제 등이 꼽힌다.
올해 1월 태스크포스(TF) 공식 출범을 시작으로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에 본격 나섰던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당초 개선안 도출 목표 시기를 지난 3월로 잡았었다. 발표 일정까지 잡았으나 당일에 돌연 취소됐고, 아직 최종 방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 발표가 미뤄진 이유로는 청와대 개입설에 가장 큰 무게가 실렸다. 금융위는 이달 내 발표를 계획하고 있으나 금융지주 회장들의 연임 문제를 둘러싸고 청와대와 막판 조율이 길어지는 분위기다.
비거주 1주택자 규제 역시 이미 이달 내 발표는 어려운 상황이다. 아직 비거주 1주택자 기준조차 마련하지 못하면서 구체적인 정책 검토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6·3 지방선거가 끝난 뒤 논의 속도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핵심 현안들이 추진 단계에 그치면서 정책동력이 약화되는 것은 물론 현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은 당국의 발표가 늦어지는 사이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빈대인 BNK금융 회장의 연임이 확정됐다. 홍콩 ELS 과징금 역시 규모와 확정 시점이 밀리며 은행들의 보통주자본(CET1) 비율 관리와 배당, 자사주 매입 등 경영전략 수립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현장을 바라보며 정책을 설계해야 할 당국이 대통령과 청와대의 '입'만 쳐다보면서 매듭 없이 정책 논의 띄우기에만 급급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잇달아 '잔인한 금융'을 지적함에 따라 당국은 관련 TF를 또 꾸리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포용금융 등 여러 문제들도 당국이 방향성은 제대로 제시해주지 못한 채 기강만 잡으면서 자율성과 추진력이 약해지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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