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입시, 韓 수험생 사진 有感
파이낸셜뉴스
2026.05.17 19:09
수정 : 2026.05.17 19:09기사원문
최근 들어 일본 유학을 희망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 고환율로 인한 경제적 부담과 미국 트럼프 정권 이후 불안정해진 진로 및 비자 환경 등의 영향으로 영어권 유학 수요가 위축된 점도 배경으로 작용한 듯하다.
올해 초 유학생 입시가 있었다.
자신의 모습을 더 좋게 보이고 싶어하는 마음은 긍정적이고 자연스러운 욕구다. 그런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오늘날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K뷰티의 밑거름이 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피부 관리나 패션, 스타일링에 대한 관심은 이제 한국 문화의 경쟁력이 되었고, 해외에서도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더구나 요즘은 스마트폰 앱만 켜도 피부가 자동 보정되고 얼굴 윤곽이 정리된다. 사진관에서 증명사진을 찍을 때조차 적당한 보정은 기본 서비스로 여겨진다. 그러다 보니 어디까지가 '자연스러운 수정'이고, 어디부터가 '과도한 보정'인지 그 경계도 애매하다.
하지만 SNS에 올리는 개인적인 사진과 입시원서 같은 공적인 서류에 첨부하는 사진은 문제의 차원이 다르다. 실제 모습과 식별이 어려울 정도로 가공된 사진은 자칫 대리시험 가능성까지 의심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면접관이 "사진 속 인물이 본인이 맞냐"고 확인하기도 조심스럽다. 괜한 질문으로 수험생을 동요시켜 면접을 망쳤다는 항의를 받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교수들 대부분이 "조금이라도 더 예쁘고 잘생겨 보이고 싶은 마음에서겠지"라며 선의로 해석하는 분위기였지만, 앞으로는 이런 관행에 대해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많았다.
이해하기 어려운 점은 왜 굳이 본인 식별이 어려울 정도의 사진을 입시원서에 첨부하느냐는 것이다. 대학 입시는 미남미녀를 선발하는 제도가 아니다. 만약 가공된 사진이 평가에 영향을 준다면 더 문제다. 과장된 정보로 인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는 지원자가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어느 정치인이 선거 홍보 사진을 지나치게 보정해 유권자를 기만했다는 논란 끝에 소속 정당에서 제명되었다는 보도도 있었다. 사진은 단순한 꾸밈의 문제를 넘어 공적 신뢰와 연결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생각해 볼 부분은, 이렇게까지 보정된 사진이 과연 본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느냐는 점이다. 첫인상에서 면접관이 '본인이 맞나?'라는 의구심을 갖는 순간, 가공된 사진은 득보다는 오히려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단언컨대 수험생의 일본어 구사능력이나 유학에 대한 포부를 확인해야 할 면접 자리에서, 면접관의 머릿속이 외모에 대한 의문으로 가득 차 있다면 좋은 평가로 이어지기 어렵다.
필자가 근무하는 대학에서는 올해부터 유학생 입시요강에 "제출된 사진이 본인과 과도하게 달라 식별이 어려운 경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문구를 명시하기로 했다. 아마 비슷한 고민을 하는 대학이 우리만은 아닐 것이다. 수험용 사진의 목적은 본인 확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최용훈 일본 도시샤대학 상학부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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