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성과급 갈등, 통큰 양보와 타결로 파국 막길

파이낸셜뉴스       2026.05.17 19:13   수정 : 2026.05.17 19:13기사원문
정부,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 거론
18일 사후조정에서 타결될지 주목



삼성전자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총파업이 임박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17일 대국민담화에 나서 "긴급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해외 출장을 급거 중단하고 귀국하며 "우리는 한 몸 한 가족"이라고 호소했다.

18일 열리는 2차 사후조정에서 노사 간 협상 타결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이번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이 사실상 파업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양측 간 팽팽한 쟁점에서 지혜로운 타결점을 찾아야 한다. 현재 노조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하고, '연봉 50%' 상한 폐지를 영구적으로 명문화하자는 요구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사측은 기존 경제적부가가치(EVA) 기준의 초과이익성과급 제도를 유지하되 DS부문에 특별포상을 추가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협상에서도 이 간극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총파업을 피하는 길이 최선이지만 협상의 내용도 중요하다. 이번 협상의 결과는 국내 여타 대기업과 산업계 전반에 성과급 제도의 선례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노조의 요구가 관철될 경우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고정해야 한다는 관행이 생기면서 다른 기업들로 번질 우려가 크다. 이는 기업의 투자 여력과 경영 유연성을 제약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삼성전자 노사의 협상장이 대한민국 산업 노사관계의 시험대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기술 패권 전쟁이 벌어지는 시대에 노사갈등이 국익에 막대한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지금은 글로벌 AI 반도체 전쟁에서 한국이 어렵게 확보한 전략적 우위를 지켜내야 할 결정적 시기다. 노사갈등으로 반도체 경쟁력에 공백이 발생하면 경쟁국들이 그 빈틈을 빠르게 파고들 것이다. 한 번 뺏긴 시장과 신뢰는 회복하기 어렵다.

이런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동원 가능한 마지막 카드는 긴급조정권이다. 총리까지 나서 긴급조정권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부가 배수진을 친 것이나 다름없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30일간 파업이 법적으로 금지되고, 그 이후에도 중노위가 사실상 강제 중재안을 제시할 수 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긴급조정권 발동을 바라진 않을 것이다. 이 카드는 노동 3권과 정면충돌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긴급조정권을 동원하게 되면 앞으로 노사 간 갈등 문제는 양측 간 협상과 양보라는 대화 문화가 약화될 수 있다. 다시 말해 긴급조정권은 말 그대로 최후의 수단이다. 노사가 스스로 합의점을 찾는 것이 최선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국민은 지금 삼성전자 노사갈등을 한 기업의 사례로 간주하지 않는다. 국가적 수준에서 이 상황을 냉정하게 지켜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성장은 정부의 세제 지원과 산업단지 조성, 그리고 수많은 국민의 신뢰와 성원 위에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같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 흥하면 국민들도 좋고, 그 기업들이 어려우면 국가와 국민들의 삶도 힘들어진다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익의 분배방식을 놓고 노사가 충돌하는 모습에 국민들의 마음도 편치 않다. 총파업이라는 최악의 선택으로 국가경제 전체에 부담을 안기는 파국만은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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