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도 카드결제… 집업페이로 '100점짜리 집'에서 사세요"

파이낸셜뉴스       2026.05.17 19:15   수정 : 2026.05.18 11:32기사원문
김기태 ㈜데브디 대표
반지하서 거주 관련 어려움 통해
월세 카드결제 서비스 창업 결심
창업 이후 매출 50배 성장하며
철저한 AI 검증으로 '사고 0건'



"한때 가진 돈이 부족해 반지하에서 살았던 적이 있어요. 그런데 하루는 강도를 당했어요. 그 외 집과 관련한 여러 어려움이 겹치면서, 저와 유사한 환경에 처한 이들은 '100점짜리 집에서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월세 카드결제 서비스 창업을 시작한 이유입니다."

17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역 내 유라시아플랫폼에서 만난 데브디㈜ 김기태 대표(33)는 가쁜 숨을 내쉬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요즘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야말로 사업 과정에 물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팔도(八道)를 돌아다니며 노를 젓다 보니 하루 24시간도 짧다. 이날도 서울에서 고속철도를 타고 부산역에 도착하자마자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 대표는 "월세 카드결제 서비스 창업을 시작한 첫해와 비교하면 올해 매출은 무려 50배 증가한 수준"이라며 "직원 수도 어느새 10명으로 늘었다. 부산에 본사, 서울과 창원지역에 지사를 뒀는데, 부동산 관련 사업이다 보니 사실 전국을 돌아다닌다. 금융사와 협업이 중요해 금융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된 부산에 특히 자주 오는 편이다"고 말했다.

데브디㈜는 월세를 신용카드로 낼 수 있는 '집업페이(ZIPUP pay)'를 2024년 8월 출시했다. 결제 방식은 간단하다. 통상 온라인에서 물품을 구매할 때처럼 원하는 카드나 간편결제를 통해 직접 결제하는 방식이다. 카드 포인트·적립·할부도 가능하다. 기존의 계좌·자동이체 방식에서 변화를 준 것이다.

관련 사업의 시장 규모는 약 100조원으로 작지 않다. 데브디㈜는 저렴한 수수료와 함께 신뢰성을 바탕으로 기반을 다졌다. 김 대표는 "우리는 실제 존재하는 부동산 계약인지 확인을 위해 임대차계약서를 검증한다. 계약서를 사진으로 받은 뒤 자체 AI 분석을 통해 확인하는 방식이다. 철저한 검증을 거치다 보니 지금까지 접수된 금융사고는 단 1건도 없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김 대표는 기반을 갖추기까지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사명인 데브디는 Devil is in the Details(악마는 디테일에 있다)의 줄임말로, 2022년 발족했다. 초기 사업 아이템은 나에게 어울리는 집을 찾아주는 서비스인 '집업(ZIPUP)'이었다. 고객의 취향에 따라 적합한 부동산 매물을 보여주는 시스템이다.

김 대표는 "집업이 출시되고 주변의 반응은 뜨거웠으나, 매출 저조 등 비즈니스 모델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 사업 아이템을 바꾸게 됐다"며 "여러 도전과 실패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창업 일대기는 20대부터 쓰였다. 첫 사업은 영국에서 시작했다. 영국에 있는 대학교에 진학하면서 7년간 해외 생활을 해온 그는 현지에서 차(茶)를 판매했다. 차 마시기를 좋아하는 고객이 정기 구독을 하면 랜덤으로 매달 추천하는 차를 배송하는 방식이다. 동양과 달리 차를 즐겨 마시지 않는 유럽에서 김 대표의 사업 아이템은 많은 각광을 받았다.

그러다 얼마 못 가 뜻하지 않은 어려움을 만났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비자가 나오지 않자 울며 겨자 먹기로 귀국해야 했다. 한국에 도착한 김 대표는 그간의 사업 경험을 토대로 창업가를 육성하는 회사에 소속, 멘토 역할을 했다. 여기서 얻은 자신감과 열정으로 현재의 집업페이를 출시할 수 있었다.


김 대표는 "지난해 3월 우리금융그룹 디노랩 부산1기에 합격하면서 머물던 서울에서 부산으로 이동해 사무실을 차릴 수 있었다. 또 부산기술창업투자원의 초기창업패키지로 선정돼 투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국민 대부분이 집업페이를 이용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huni@fnnews.com 백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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