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전 약체라고? 고지대가 우선"… 비판 여론 정면 돌파한 홍명보 감독의 결단
파이낸셜뉴스
2026.05.18 06:49
수정 : 2026.05.18 06:49기사원문
트리니다드토바고·엘살바도르 평가전 우려에 "효율성 따진 선택" 일침
'A매치 단 1경기' 이기혁 깜짝 발탁 배경은? "멀티 능력 갖춘 강원의 핵심"
19세 골키퍼 유망주까지 훈련 파트너 합류… "다음 사이클 준비도 감독의 몫"
[파이낸셜뉴스] 2026 북중미 월드컵을 한 달여 앞두고 최종 엔트리 26인을 확정한 홍명보호가 본격적인 본선 체제에 돌입했다.
가장 뜨거운 도마 위에 올랐던 것은 미국 사전 캠프에서 치를 평가전 상대들이었다.
대표팀은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트리니다드토바고, 엘살바도르와 두 차례 모의고사를 치른다. 월드컵 본선을 앞둔 스파링 파트너치고는 약체라는 팬들의 거센 비판과 우려가 제기된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홍 감독은 "상대 팀을 섭외하기 굉장히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명확히 상황을 짚으면서도, 이번 선택이 철저한 전술적 계산에 의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홍 감독은 "솔트레이크시티가 아닌 다른 지역으로 갔다면 더 강한 상대와 경기할 수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우리의 첫 경기(체코전)가 열리는 과달라하라는 고지대다. 평가전을 고지대가 아닌 곳에서 치르는 것은 전혀 효율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단언했다.
결국 이름값 높은 강팀과의 일회성 경기보다, 해발 1500m가 넘는 솔트레이크시티라는 환경에서 선수들의 산소 섭취량과 피지컬을 한계치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본선 생존에 더 이롭다는 뚝심 있는 결단이다.
선수 인선에서 가장 큰 파격은 K리그1 강원FC의 수비수 이기혁의 발탁이었다. 이기혁은 성인 대표팀 경력이 2022년 동아시안컵 홍콩전 단 1경기에 불과한 전형적인 '비주류' 자원이다. 부상으로 낙마한 김주성(히로시마)의 대체자로 여러 이름이 오르내렸으나 홍 감독의 선택은 이기혁이었다.
홍 감독은 "이번 최종 명단 선발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가치는 '멀티 능력'이었다"라며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올 시즌 강원 경기를 지켜보면서 이기혁이 팀의 핵심이라고 판단했다. 중앙 수비수도 맡을 수 있고 미드필더와 왼쪽 풀백까지 소화 가능한 자원"이라며 강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수비진의 전술적 유연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재다능한 카드를 전략적으로 배치했다는 의미다.
최종 명단 26명 외에 강상윤, 조위제(이상 전북), 그리고 19세 신예 골키퍼 윤기욱(서울)을 '훈련 파트너'로 추가 임명해 동행하는 부분도 흥미롭다. 당장 눈앞의 성적이 급한 월드컵 무대에 전력 외 유망주들을 데려가는 것에 대한 의문 부호가 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홍 감독은 이 역시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한 필수적인 작업임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월드컵 결과와 경쟁력이 굉장히 중요한 시기지만, 다음 사이클을 위한 작업도 동시에 해야 한다"라며 "이 어린 선수들이 대표팀이 어떤 기준과 태도로 훈련하는지, 또 국제대회를 준비할 때의 압박감과 부담감이 어느 정도인지 직접 체험하고 배워나간다면 성장하는 데 엄청난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사위는 던져졌고, 벤치의 뚝심이 본선 무대에서 어떤 이변을 만들어낼지 지켜볼 일만 남았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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