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정말 맛있어요" 방송 탄 글래머 손님...아무도 몰랐던 '맛집'의 비밀
파이낸셜뉴스
2026.05.18 09:00
수정 : 2026.05.18 09: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최근 한 식당의 소셜미디어(SNS) 홍보 게시물에 몸매가 드러나는 노출 의상을 입은 여성이 방송사 로고가 붙은 마이크를 들고 맛집 극찬 후기를 남겼다. 일반적인 TV 맛집 프로그램의 캡처 화면처럼 보였지만, 이 여성은 실제 사람이 아닌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만들어낸 '가짜 이미지'였다.
이처럼 AI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실제 손님의 후기나 방송 출연인 것처럼 소비자를 기만하는 조작 홍보물이 온라인상에 범람하고 있다.
해당 방송 조작 이미지를 올린 식당은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커지자 게시물을 삭제했다. 하지만 여전히 식당 내부를 배경으로 AI로 만든 가짜 손님 사진이나, 실제 판매하는 음식이 아닌 AI 생성 음식 이미지를 버젓이 홍보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블로그나 SNS 맛집 후기를 신뢰하고 식당을 방문하는 소비자들의 직접적인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성형외과·소개팅 앱까지… '가짜 리뷰'로 뒤덮인 온라인
이러한 가짜 모델을 앞세운 기만 홍보는 식당을 넘어 입소문이 중요한 서비스 업계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성형외과와 미용실 SNS 계정에는 "쌍꺼풀 절개, 코 성형하신 고객님", "얼굴이 작아 보이는 레이어드 컷"이라는 문구와 함께 완벽한 외모의 전후 사진이 올라오지만, 이 역시 AI가 생성한 가상의 인물이다.
소개팅 애플리케이션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21세 승무원', '강남구 거주', 'OO대 재학' 등의 화려한 스펙을 단 미모의 여성 사진이 가입을 유도하지만, 실존하지 않는 AI 모델인 경우가 허다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짜 홍보물을 전문적으로 만들어주는 외주 제작 플랫폼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프리랜서들은 장당 1만~3만 원 수준의 저렴한 가격에 의뢰인이 원하는 연령, 외모, 분위기를 갖춘 AI 모델 사진을 찍어낸다.
제작자들은 "모델 섭외와 촬영 등 번거로운 과정을 쉽게 해결하라"며 적극적으로 영업하고 있으며, 이를 이용한 업주들 역시 "배경을 우리 매장으로 바꿔주니 진짜 고객 같다", "매일 올리는데 아무도 모른다" 등 허위 광고에 대한 후기를 남기고 있다.
공정위, "가상인물 표시 의무화" 규제 나선다
전문가들은 신뢰가 생명인 서비스 업종에서 AI 이미지를 실제 사례인 양 둔갑시키는 것은 명백한 소비자 기만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연합뉴스를 통해 "후기 사진은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특히 미용이나 식음료 분야는 잘못될 경우 소비자의 피해가 크다"며 "사업자들이 AI 생성 여부를 명확히 표시하도록 하는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칼을 빼 들었다. 공정위는 지난달 AI 등으로 만든 가상인물을 광고에 활용할 경우 이를 반드시 명시하도록 하는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 개정에 나선다고 밝혔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가상인물이 추천하는 내용이 실제 경험적 사실에 기반하지 않을 경우 '부당한 표시·광고'로 분류돼 엄격한 제재를 받게 될 전망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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