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같다.. 지는 꿀 빨다 왔겠지" 상관 뒷담화 병사의 최후

파이낸셜뉴스       2026.05.19 08:30   수정 : 2026.05.19 12:36기사원문
상관 험담했다가 형사재판행
군형법상 상관모욕죄 적용
法 "군 내부 질서 및 기강 저해"
공연한 모욕 땐 최대 징역 3년
면전 모욕은 공연성 없어도 성립
피해 상관 고소 없이도 처벌 가능



[파이낸셜뉴스] "또 우리 유기시키고 지는 막사에서 개꿀 빨다 왔겠지."

동료 병사와 푸념하던 중 내뱉었던 뒷담화가 실제 재판으로 이어질 것이라고는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군대는 상관에 대한 모욕이나 험담을 일반 사회보다 훨씬 엄격하게 다룬다.

실제 군형법 제64조 제2항은 공연한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허위 사실을 적시해 상관의 명예를 훼손했을 때는 최대 5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도 있다. 단순히 감정이 섞인 뒷담화라도 군 내부 질서와 지휘체계를 흔드는 행위로 판단될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뒷담화 당사자였던 A씨(23)는 지난 2024년 7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제2기갑여단 기갑수색중대 지원반에서 복무한 병사였다. 피해자 B씨(34)는 같은 부대 지원반장으로 A씨의 상관이었다.

사건은 부대 일정 변경 과정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3월 31일 오후 5시께 경기 파주시 부대 안에서 B씨가 "단결활동은 참여하지 않지만 박격포 집체교육은 참여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하자 일부 병사들은 불만을 품었고, B씨가 나가자마자 그를 향한 험담이 이어졌다.

병사 C씨는 "원래 안 간다고 했는데 자기 마음대로 일정을 바꿔버린다"고 말했고 다른 병사 D씨도 "통제 XX같이 한다. XX 생각이 없는 것 같다"며 욕설 섞인 불만을 터뜨렸다. A씨 역시 "XX X같다. 일정을 자기 마음대로 바꿔버리네"라고 말하며 다른 소속대원들 앞에서 상관을 공연히 모욕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날 박격포 집체교육 집합 장소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됐다. B씨가 아침 결산에서 "집체교육은 어차피 해야 하는 것이니 잘 해보자"는 취지로 말한 것에 불만이 생긴 병사들은 그를 두고 "맨날 지는 뺑X 치면서 뭘 잘해보자는 거냐" "꼴보기 싫다" "X나 어이없다" 등의 말을 했고 A씨도 이에 동조하며 B씨를 공개적으로 모욕했다.

험담은 당직 근무와 관련한 불만으로도 이어졌다. A씨는 다른 병사가 "지원반장이 맨날 자리를 비우고 짬만 때린다"고 말하자 "아 X같다. 나도 곧 있으면 같이 근무 들어가는데"라고 호응했다. 다른 날에는 "또 XX 우리를 유기시키고 지는 막사에서 개꿀 빨다 왔겠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법원은 이 같은 발언이 단순한 불평 수준을 넘어 군 내부 질서와 기강을 해치는 '상관모욕'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서울동부지법은 지난달 16일 군형법상 상관모욕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4개월의 선고를 유예했다. 재판부는 "상관을 공연히 험담한 이 사건 범행은 군 내부 질서와 기강을 저해할 수 있어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A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순간적인 불만을 이기지 못한 우발적 범행인 점, 성실하게 군 복무를 해온 점 등을 고려해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공범인 동료 병사 C씨가 창원지법에서 징역형의 선고유예 판결을 확정받은 것 또한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됐다.

군형법상 상관모욕죄는 군 기강과 명령체계 보호를 위해 형법상 모욕죄보다 성립 범위가 넓고 처벌도 무거운 범죄로 거론된다. 공연성이 인정돼야 성립하는 형법상 모욕죄와 달리 군형법상 상관모욕죄는 공연성이 없어도 성립한다. 군형법 제64조 제1항은 상관을 면전에서 모욕했을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나아가 피해자인 상관의 고소 없이도 수사와 처벌이 가능한 구조다. 군대에서는 상관에 대한 모욕이나 험담이 단순 개인 간 갈등을 넘어 지휘체계와 내부 기강을 흔드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는 사적인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 하더라도 표현 수위와 당시 상황에 따라 상관모욕죄가 성립할 수 있으며 실제 형사처벌이나 전과 기록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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