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 협상 중…정부 '긴급조정권' 카드 꺼낼까
뉴시스
2026.05.18 12:04
수정 : 2026.05.18 12:04기사원문
2차 사후조정 돌입…정부 "파업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 긴급조정권 발동 시 30일 파업 중지…실제 사례는 네 번뿐 전문가들 "국민 여론과 지선 고려하면 발동할 수밖에 없어"
[서울=뉴시스]박정영 기자 = 삼성전자 노조 측의 총파업 예고 날짜를 4일 남긴 시점에서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사실상 마지막 협의가 될 2차 사후조정의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긴급조정권은 극히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사용되는 만큼 노동계는 반발하고 있지만, 삼성전자 노조 측에 대한 국민의 반발이 점점 심해지면서 노사 협상이 결렬될 경우 정부가 충분히 발동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사후조정 절차를 시작했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은 X(옛 트위터)를 통해 삼성전자 노조 측을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노동권만큼 기업 경영권도 존중돼야 한다"며 "과유불급 물극필반(어떤 일이든 극단으로 가면 결국 원위치로 되돌아옴)"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1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 담화를 통해 "파업으로 국민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정부는 국민경제 보호를 위해 긴급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대응수단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정부는 긴급조정권 발동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왔으나 긴급조정권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것을 밝힌 셈이다.
이번 중노위 교섭은 지난 11~13일에 진행된 1차에 이은 두 번째 사후조정이자,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언급한 바로 다음날 진행되는 절차다.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수 있는 주체인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13일 삼성전자 사태에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수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대화가 필요하다. 밤을 새워서라도 해야 한다"며 노사 간 협의를 우선시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어 14일에는 X(옛 트위터)를 통해 "제 경험으로 파업만금 어려운 것은 교섭이었다. 파업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면 결국 교섭으로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대화를 촉구했다.
이후 김 장관은 삼성전자 노사를 직접 찾아 중재에 나섰다.
15일 삼성전자 과반수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의 최승호 위원장과 만나 총파업 관련 현안 등을 논의했으며, 16일에는 경영진과 만나 초기업노조와의 면담 내용과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
하지만 노동계가 성명을 통해 반대 입장을 보이고 총파업 날짜가 다가오자, 정부가 '긴급조정권' 카드로 승부수를 띄운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초기업노조는 김 총리의 대국민 담화에 대해 "사후조정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밝혔지만, 같은날 사측과의 사전 미팅 이후에는 "(사측이) 긴급조정권을 시사하며 조합을 압박하고 있지만 굴하지 않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최승호 위원장은 사후조정 협상을 앞두고 "어쨌든 사후조정까지 왔고, 이번 2차 사후조정도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밝혔다.
◆"긴급조정권 불가피할 것…국민 부정적 여론과 지선 영향"
긴급조정권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76조에 근거한 '최후의 카드'다.
쟁의행위가 현저히 국민경제를 해거나 국민의 생활을 위태롭게 할 우려가 있을 때 노동부 장관이 직접 발동할 수 있으며, 발동될 경우 노동조합은 즉시 쟁위행위를 중지해야 한다.
또한 노조는 쟁위행위를 30일간 재개할 수 없으며 중노위의 중재안을 수용해야 한다.
하지만 이 제도는 헌법이 보장한 노동3권(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과 충돌하기 때문에 노동계는 이를 두고 반발하고 있으며, 1963년 제도가 도입된 이후 긴급조정권을 발동된 사례가 총 4번밖에 없을 정도로 역대 정부는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하지만 이번 사후조정이 결렬될 경우 국민의 부정적인 여론과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영향으로 인해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야전 노동운동가 출신인 한석호 한국노동재단 사무총장은 "정부 입장에서 노사 간 교섭이 결렬될 경우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현재 국민의 여론이 압도적으로 노조 측에 비우호적이고 곧 있을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7일 김 총리의 대국민 담화에서 양 옆에 김영훈 노동부 장관과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것이라는 의사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변수는 노동계가 모두 단결해 정부에 대해 대립각을 세우는 것인데, 지금은 현재 양대노총이 이를 위해 자신들을 희생할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이어 "현재 정부는 영리하기 때문에, 국민의 여론과 지방선거를 반영한 정무적 판단이 바로 긴급조정권 발동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삼성전자 노사는 영업이익의 성과급 재원 활용과 성과급 상한 폐지를 두고 대립하고 있으며, 초기업노조는 21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총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공감언론 뉴시스us06037@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