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까지 삼성전자 총파업 제동…성과급 재협상 '합의' 요구 봇물

뉴스1       2026.05.18 12:07   수정 : 2026.05.18 12:23기사원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이 18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삼성전자 노·사 사후조정 회의에 참석하기에 앞서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6.5.18 ⓒ 뉴스1 김기남 기자


(서울·세종=뉴스1) 박기호 황진중 기자 = 이재명 대통령에 이어 법원도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총파업에 제동을 걸었다. 삼성전자가 노조를 상대로 법원에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에서 사측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번 법원 판결로 노조의 파업 동력이 약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정부는 파업 현실화 시 개입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어 재협상 테이블에서 '성과급 상한 폐지 및 제도화' 요구만을 고수했던 노조의 입장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전자 손 들어준 법원…"평상시 수준 유지해야"

수원지법 민사합의31부는 18일 삼성전자가 삼성초기업노조 삼서전자지부 등을 상대로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안전보호시설이 평상시와 동일한 정도의 인력, 가동시간, 가동 규모, 주의의무로써 유지·운영되는 것을 정지·폐지 또는 방해하거나 소속 조합원들에게 그와 같은 행위를 하게 해선 안 된다고 결정했다.

법원은 또 웨이퍼 변질 방지 작업 등 이른바 '보안 작업' 역시 파업 기간 중 정상적으로 수행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삼성그룹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와 최 지부장에 대해 생산시설 점거 금지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이를 위반할 경우 각 노조에 하루 1억 원, 노조 간부에는 1000만 원을 지급하도록 결정했다.

사실상 법원이 총파업에 대해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주면서 노조의 파업 동력이 약화할 수밖에 없게 됐다. 사측과 성과급 재협상을 벌이고 있는 노조는 성과급 50% 상한제 폐지 및 연간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제도화를 사측이 수용하지 않으면 21일부터 18일간 파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파업을 무기로 성과급 협상에서 사측으로부터 요구를 얻어내겠다는 전략이다. 노조는 파업에 약 5만 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30조 원의 손실을 예상하기도 했는데 법원이 파업에 제동을 건 셈이다.

노조에 '대화' 통한 해결 요구 빗발…李 대통령까지 나섰다

법조계뿐 아니라 각계에서 노조를 향해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삼성전자 노사 간 성과급 담판 협상을 앞두고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자본주의적 시장경제질서를 채택한 대한민국에서는 기업만큼 노동도 존중돼야 한다"면서도 "노동권만큼 기업경영권도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특히 "현행 헌법상 모든 국민의 기본권은 보장되지만,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공복리 등을 위해 제한될 수 있다"라고도 했다. 삼성전자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긴급 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양지만큼 음지가 있고 산이 높으면 골짜기도 깊은 법"이라며 "과유불급(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 물극필반(사물이 극에 달하면 반드시 반대로 돌아간다)"이라며 파업을 빌미로 한 노조의 무리한 요구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전날 긴급 대국민담화를 통해 "극단적 선택 보다 대화와 타협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정부는 국민경제 보호를 위해 긴급조정을 포함한 모든 방법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긴급조정권 발동을 강력히 시사한 바 있다.

그간 긴급조정권에 선을 그었던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이 대통령이 올린 소셜미디어 게시물에 "1980년 5월 광주가 보여준 주먹밥 연대 정신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다가오는 오늘"이라며 "노사 교섭이 정당한 보상과 함께 양극화 해소 등 국민경제의 건강한 발전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글을 달았다. '연대'를 강조하며 노조를 우회적으로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6단체 역시 노조의 총파업 예고에 "국가 핵심 산업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며 "계획을 철회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냈다. 주요 경제단체가 특정 기업의 총파업 예고에 입장을 낸 것은 이례적이다.

사측과 재협상 나선 노조, 깊어지는 고심…오후에도 협상 이어간다

정부가 긴급 조정권 발동을 시사한 데 이어 법원까지 총파업에 제동을 걸면서 노조의 고심이 깊어지게 됐다.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사후 조정을 재개했다.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사후 조정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2차 사후 조정도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박수근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직접 조정을 맡는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파업하지 않도록 하겠다"라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적극적인 중재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사후 조정에서 노사는 정리된 의견을 제시하고 중재안에 대한 검토 작업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최 위원장은 오전 11시 45분쯤 회의장에서 점심을 먹으러 이동하기도 했다.

노사는 점심시간 동안 상대측 제안에 대한 검토 작업 등을 거친 후 오후부터 재협상에 다시 돌입할 예정이다. 노사는 이날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19일에도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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