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하면 우리도 욕하고, 차면 같이 찬다" 지소연의 독 품은 선전포고…북한전 징크스 깬다

파이낸셜뉴스       2026.05.19 15:51   수정 : 2026.05.19 15:50기사원문
"욕하면 같이 욕하겠다" 지소연, 북한 특유의 거친 플레이에 '전투태세' 완료
0-3 완패 수모 씻는다…'완전체' 수원FC 박길영 감독 "작년처럼 쫄지 않아"
이기면 韓 클럽 최초 AWCL 결승행…안방에서 펼쳐지는 '총성 없는 전쟁'



[파이낸셜뉴스] '살아있는 전설'의 눈빛은 비장했다. 더 이상 물러설 곳도, 물러설 이유도 없다.

한국 여자축구의 간판 지소연(35·수원FC위민)이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이하 내고향)을 상대로 통쾌한 복수극을 정조준한다.

수원FC위민은 20일 오후 7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내고향과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준결승전을 치른다. 이기면 한국 팀 최초 결승 진출이라는 새 역사를 쓴다.

경기를 하루 앞둔 19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 100여 명의 취재진이 몰린 가운데 마이크를 잡은 지소연의 입에서는 거침없는 출사표가 쏟아졌다.

북한 징크스 탈출이 최우선 과제다. 지소연은 A매치 175경기에 나서 75골을 넣은 명실상부 한국 최고의 레전드다. 하지만 유독 북한전에서는 웃지 못했다. 그가 뛴 9번의 북한전에서 한국은 단 1승도 없이 3무 6패에 그쳤다. 게다가 소속팀 수원FC는 지난해 11월, 지소연이 합류하기 전 조별리그에서 내고향에 0-3으로 완패한 뼈아픈 기억이 있다.

상대 내고향은 사실상 '북한 국가대표팀'이다. 지소연 역시 "대표팀에서 본 선수들이 많고, 리유일 감독도 북한 대표팀 감독"이라며 전력을 경계했다.

하지만 지소연은 이내 특유의 승부욕을 드러냈다. 그는 "북한 선수들은 거칠고 욕설도 많이 한다. 하지만 우리도 물러서지 않겠다. 상대가 욕하면 욕하고, 발로 차면 발로 차며 같이 대응하겠다"고 선언했다. 기술을 넘어 기싸움에서부터 상대를 압도하겠다는 강렬한 의지다. "한국에서 4강전을 치르는 만큼 마음가짐이 다르다"는 그의 말에는 안방에서 두 번의 패배는 없다는 독기가 서려 있었다.



수장 박길영 감독의 각오도 궤를 같이한다. 박 감독은 지난해 0-3 패배를 두고 "당시는 우리 전력이 약했고, 선수들이 소위 '쫄았던' 것 같다"고 냉정하게 돌아봤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지소연이 합류하며 '완전체'가 된 수원FC는 지난 3월, 디펜딩 챔피언 우한 장다(중국)를 8강에서 4-0으로 완파하며 기세를 올렸다.

박 감독은 "내일 경기를 위해 안방에서 지지 않으려고 정말 많은 것을 준비했다"며 "여자 축구 남북 대결이라는 외적 관심에 개의치 않고, 우리만의 축구로 더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작년의 수원FC가 아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다. 지소연과 수원FC가 아시아 무대 정상으로 가는 길목에서, 북한이라는 거대한 산을 넘기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