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3건 중 1건 "자금 소명하세요"…노원·은평 최다 [부동산시장 감시 강화]
파이낸셜뉴스
2026.05.19 18:20
수정 : 2026.05.19 22:00기사원문
정부, 중저가 시장도 현미경 검증
작년 5월 1천건 넘은 이후 급증
올해는 1~3월 연속 2천건 훌쩍
고가주택까지 포함땐 대폭 늘듯
김은혜 의원 "시장 간섭, 도 넘어"
[파이낸셜뉴스] 올해 서울 12억원 미만 주택 거래 3건 중 1건은 자금조달 소명을 요청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중저가 거래 시장에도 '현미경 검증'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저가 거래 35.02%가 소명 대상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같은 기간 서울에서 이뤄진 12억원 미만 주택 거래는 총 2만1968건이다. 거래건수 대비 소명 요청비율은 35.02%에 달한다.
정부 출범(2025년 6월 4일) 이후인 지난해 7월부터로 범위를 넓혀보면 올해 3월까지 1만7183건이 자금조달 소명을 요청받았다. 같은 기간 거래는 총 6만733건으로, 10건 중 3건(28.29%)이 소명 대상이 됐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하반기에는 송파구(988건), 강서구(576건), 성북구(564건), 동대문구(531건), 강남구(522건) 순으로 소명 요청을 많이 받았다. 반면 올해에는 노원구(615건), 은평구(507건), 강서구(488건), 성북구(469건), 구로구(442건) 순으로 순위가 뒤바뀌었다. 올해 초 다주택자 규제가 본격화되면서 변화된 시장 분위기가 반영된 것은 물론 12억원 미만 주택이 몰려있는 지역으로 소명 요청이 쏠린 모습이다.
매수자와 매도자 및 중개사에게 자금조달 소명을 위한 자료제출을 요구하는 주체는 거래금 12억원을 기준으로 달라진다. 12억원 미만 거래는 한국부동산원이 자치구에 대상을 통보, 자치구가 관련 우편 등기를 발송한다. 12억원 이상 거래는 한국부동산원이 매수·매도인과 중개사에게 직접 등기를 보낸다.
12억원을 넘는 중고가 거래에 대한 소명 요청을 더하면 총건수는 배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가 주택 거래를 대상으로 자금출처, 대출규정 위반 등을 전면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43개월 만에 월 1000건 넘어
자금조달 소명은 대선 국면이던 지난해 5월부터 대폭 늘기 시작했다. 2025년 1월 515건, 2월 539건, 3월 608건, 4월 829건이던 소명 건수는 5월 1312건으로 전달 대비 58.26% 올랐다. 월 소명 건수가 1000건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21년 10월(1026건) 이후 43개월 만이다.
지난해 6월 4일 정부가 출범한 이후로도 줄곧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6월 1477건 △7월 1383건 △8월 1650건 △9월 1167건 △10월 1091건 △11월 1662건으로 1000건대를 유지했으며, 12월에는 2536건으로 폭증해 최고치를 찍었다. 올해 들어서는 1월 2497건, 2월 2638건, 3월 2559건을 기록하는 등 1·4분기 내내 이례적인 수치가 집계됐다.
일각에서는 현재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주택을 매수할 경우 100% 소명 요청을 받게 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실제로 전수조사가 이뤄지는 것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소명 요청건수가 눈에 띄게 많아지면서 수요자 사이에서는 '체감상 전수조사'라는 이야기가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하반기 주택을 매수한 A씨는 "집을 사고 3~4개월이 지난 올해 초 자료 요청 등기를 받았다"며 "내가 왜 소명 요청의 대상이 됐는지 한참을 고민하고 걱정했는데, 지인도 등기를 받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소명 요청의 기준은 비공개가 원칙이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어떤 경우가 소명의 대상인지 공개될 경우 악용될 우려가 있어 기준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뿐 아니라 자금조달계획서 소명 요구까지 대폭 늘려가며 정부가 시장에 간섭하고 국민을 괴롭히는 정도가 과해지고 있다"며 "이쯤 되면 집 매매를 돕기는커녕 방해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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