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대군부인' 작가·감독 사과 "불찰·반성...문제 장면 통 삭제 논의"
파이낸셜뉴스
2026.05.19 20:45
수정 : 2026.05.19 20:45기사원문
박준화 감독, 19일 인터뷰
유 작가는 19일 오후 '21세기 대군부인' 공식 홈페이지에 "조선의 예법을 현대에 적용하고 가상의 현대 왕실을 그리는 과정에서 철저한 자료조사와 고증이 부족했다. 역사적 맥락을 세심히 살피지 못한 저의 불찰"이라며 "작가로서 부족했던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겠다"고 밝혔다.
유 작가 "철저한 자료조사와 고증 부족했다"
유 작가는 먼저 "고증 논란으로 시청자 여러분께 실망과 심려를 끼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조심스러운 마음에 이렇게 말씀드리기까지 시간이 지체되면서 더 많은 분께 폐를 끼치게 돼 죄송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21세기 대군부인'은 가상의 입헌군주국을 배경으로 하는 로맨스 판타지 드라마"라며 "조선 왕실이 굳건히 현대까지 이어졌다는 상상 아래 우리의 전통과 아름다움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러나 조선의 예법을 현대에 적용하고 가상의 현대 왕실을 그리는 과정에서 철저한 자료조사와 고증이 부족했다"고 인정했다.
이어 문제가 된 11화 왕 즉위식 장면을 언급하며 "특히 즉위식에서 지적받은 구류면류관과 천세라고 산호하는 장면은 조선 의례를 현대에 적용하면서 고려했어야 할 역사적 맥락을 세심히 살피지 못한 저의 불찰"이라며 "이 밖에도 시청자들께서 보내주신 의견들 모두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제 고민의 깊이가 부족함으로 인해 상처받으신 모든 분께 다시 한번 깊은 사과의 말씀 올린다"며 "시청자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비판과 지적을 마음에 새기고, 작가로서 부족했던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겠다. 죄송하다"는 말로 입장문을 마무리했다.
논란은 지난 15일 방송된 11화 즉위식 장면에서 비롯됐다. 극 중 이안대군(변우석)이 자주국 황제의 상징인 십이면류관 대신 구류면류관을 착용하고, 신하들이 '만세' 대신 '천세'를 외친 설정이 역사 왜곡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국가유산청 국가유산위원인 이은주 국립경국대학교 한류문화전문대학원 문화융합콘텐츠학과 명예교수는 1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해당 장면에 대해 "조선이라고 설정한다면 왕이 구류면류관을 쓰고 신하들이 '천세'를 외치는 것이 고증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다"며 "다만 대한제국을 선포하면서 십이면류관과 십이장복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박준화 감독 "제작진 대표해 사과"
연출을 맡은 박준화 감독은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취재진과 만나 무거운 표정으로 제작진을 대표해 사과했다.
그는 "인터뷰 시작에 앞서, 많은 기대와 사랑 속에서 즐겁게 봐주시길 바랐던 드라마였는데도 변명할 수 없는 실수를 저질렀다"며 "사랑받는 드라마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역사적 맥락과 표현에 대해 더 깊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했던 것 같다. 그 부분이 부족했던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논란이 불거진 뒤 인터뷰를 취소하지 않고 예정대로 응한 이유에 대해 "이 드라마를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한 사람은 결국 저라고 생각했다"며 "긍정적인 평가든 비판이든 모두 달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사과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며 "좋게 봐주셨던 분들께도 마지막까지 재미와 감동을 지켜드리지 못한 점이 죄송했다"고 고개 숙였다.
특히 문제가 된 장면에 대해 "저 역시 이번 일을 통해 많이 무지했다고 생각했다"며 "실제 예법과 상징 체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특히 구류면류관 사용이나 즉위식 장면의 표현과 관련해 역사적 무게감을 제가 충분히 고민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그 부분은 조선 왕조의 예법이라기보다 대한제국의 맥락에 맞는 표현으로 접근했어야 했다"며 부족함을 반성했다.
제작진은 방송 후 비판이 제기되자 재방송과 VOD·OTT 서비스에서 관련 장면의 오디오와 자막을 수정했다. 하지만 여전히 비판이 이어지고 있어 추가 조치가 있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박 감독은 "MBC와 제작사 모두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된 장면을 아예 삭제하는 방향도 논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주연배우 변우석, 아이유도 사과
앞서 배우 변우석과 아이유는 SNS에 사과문을 올리며 "주연배우로서 공부가 부족했다"고 고개 숙였다.
변우석은 "작품의 역사적 맥락과 의미가 시청자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며 "배우로서 작품의 메시지와 맥락까지 더욱 책임감 있게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아이유 역시 "드라마 속 여러 역사 고증 문제들에 있어 더 깊이 고민하지 않고 연기에 임한 점 변명의 여지없이 반성하고 사과드린다"며 "더욱 신중하게 대본을 읽고 공부해야 했음에도 그러지 못한 스스로가 부끄럽다. 미리 문제의식을 제대로 갖지 못했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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