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 못낸 삼성전자 노사, 20일 최종 담판...정부 "더는 못 기다린다"(종합)

파이낸셜뉴스       2026.05.20 02:40   수정 : 2026.05.20 03:05기사원문
삼성전자 노사 20일 새벽까지 성과급 협상
14시간 30분 마라톤 협상...합의 진통
정부 조정안 제시, 한 가지 쟁점만 남아
사측 교섭 대표 "최종 입장 정리가 필요"
20일 오전 10시 속개...파업까지 하루 남아
글로벌 투자업계 구 부총리에 우려 전달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예고일을 하루 앞둔 20일 성과급 협상에 대한 최종 담판에 나선다. 노사 양측은 정부가 마련한 2차 사후조정 2일차 회의에서 14시간 30분에 걸쳐 성과급 협상을 진행했으나, 자정을 넘기도록 결론을 내지 못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임직원 약 7만8000명에 대한 억대 성과급 협상을 둘러싸고, 국민적 관심은 물론이고, 주주 및 글로벌 투자업계, 삼성전자의 글로벌 고객사 등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 '조정안' 제시...사측 "입장 정리 필요"
노사 양측 교섭대표는 박수근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장관급)이 제시한 조정안을 기반으로, 이날 오전 10시부터 '2차 사후조정 3일차 회의'를 속개한다. 삼성전자 사측 교섭 대표는 여명구 DS(반도체 부문) 피플팀장이다. 노조 측은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이다.

박수근 위원장은 "성과급 지급을 둘러싼 양측 간 입장 차이는 상당 부분 좁혀진 상태이나, 한 가지 쟁점에 대해 의견 일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해 사측이 (20일 오전 10시까지)최종적으로 입장 정리를 해오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박 위원장은 '한 가지' 쟁점이 무엇인지에 대해선 "밝힐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노사 교섭 대표와 박 위원장 등은 지난 18일 2차 사후조정 1일차 회의에 이어, 19일 오전 10시부터 2차 사후조정 2일차 회의를 실시했다. 노사 양측은 박 위원장은 제시한 '합의안'을 기반으로 협상을 진행했으나, 박 위원장이 제시한 합의 마감 시한(19일 오후 10시)가 넘어서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박 위원장은 대화를 통한 타결에 재차 압박을 가하며, 사실상 두 번째 절충안인 '조정안'을 다시 제시했다.

삼성전자 사측 교섭대표가 회사의 최종적인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고 요청함에 따라, 자정을 넘긴 오전 0시30분께 회의가 정회됐다. 삼성전자 최고위층의 결재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위원장은 중노위 현장을 떠나며 기자들에게 "20일 오전에는 끝내야한다. 더 이상은 못 기다린다"고 강조했다.

한 가지 쟁점만 남았다...정부 "파업 막아야"
노사 양측은 성과급 규모, 상한 폐지 및 제도화 여부, 사업부별 배분 등을 놓고 입장차를 보여왔으나, 현재는 '한 가지' 쟁점만 남은 상황이다. 제도화 또는 사업부별 배분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제도적으로 매년 지급할 것을 요구해 왔다. 반면 이번 2차 사후조정을 앞두고 진행된 노사 사전미팅에서 사측은 영업이익의 9~10%를 3년간 지급할 것이며, 반도체 부문에 60%를 지급하고 나머지 40%를 메모리 사업부에 추가적으로 더 배분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안이든, 사측 안이든 반도체 부문 메모리 사업부와 더불어 적자 사업부인 시스템LSI, 파운드리 사업부 직원들 역시, 억대 성과급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반도체 부문 만큼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가전 및 휴대폰을 담당하는 DX부문 직원들은 이번 억대 성과급 협상에서 아예 논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있다.



사후조정에서는 양측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중노위가 각자 대안을 절충한 조정안을 제시한다. 하지만 노사 한쪽이라도 조정안을 거부하면 협상은 결렬되고, 파업 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또한 노조 대표가 합의안 내지는 조정안을 받더라도, 노조원 찬반 투표를 거쳐야 한다. 부결되면 상황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다만, 파업의 경우, 국가경제 타격과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할 때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해 저지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국가경제 타격과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충격을 막기 위해, "파업만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김민석 국무총리에 이어 이재명 대통령까지 나서서 노조를 향해 '기업 경영권' 및 '긴급조정권 발동'이란 경고장을 들이밀 만큼, 강한 해결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 반도체 리스크 우려
산업계와 금융권에서는 노조가 예고한대로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이 강행될 경우, 직간접 손실 규모가 최대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재계 1위·시총 1위 글로벌 반도체 빅테크라는 점에서 이번 성과급 사태와 관련 국민적 이목은 물론이고 글로벌 투자업계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한국경제 설명회에서 글로벌 투자업계 '큰 손'들은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삼성전자의 노사 갈등 및 총파업 가능성을 겨냥, 한국 경제의 반도체 산업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그에 따른 경제 리스크를 집중적으로 질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는 삼성전자의 3대 주주인 블랙록(지분율 약 5.07%)을 비롯해 JP모건, 피델리티, UBS 등이 참석했다.

총파업 시, 외국인 투자자들의 증시 이탈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애플 등 고객사들은 삼성전자 측에 반도체 공급 차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상황이다.

재계 역시, 삼성전자 노조의 영업이익 연동 방식의 성과급 지급 요구가 대기업 노조뿐 아니라 중견·중소기업계로 일파만파 확산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미 현대자동차, 카카오 등이 영업이익 및 순이익 연동제를 주장하고 나섰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김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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