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포용금융' 압박에…4대지주 2금융→1금융 '갈아타기' 길 터준다
뉴스1
2026.05.20 06:10
수정 : 2026.05.20 10:17기사원문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이 제2금융권 대출을 계열 은행의 저금리 대출로 전환해주는 대환대출 상품 출시에 나서고 있다. 중저신용자의 이자 부담을 낮추고 신용 회복을 지원하는 취지로 이재명 정부의 포용금융 기조와 맞물린 행보로 풀이된다.
우리금융은 이달 말 '우리WON Dream 갈아타기 대출'을 출시한다. 우리금융그룹의 카드·캐피탈·저축은행 대출을 이용해 온 중저신용 고객이 보다 낮은 금리의 은행 대출로 갈아탈 수 있도록 설계한 상품이다. 최고 금리는 연 7%로 최장 10년 분할 상환 방식으로 운영된다.
특히 소득 증빙이 까다로워 제도권 금융 이용의 어려움을 겪었던 프리랜서·주부 등도 대안신용평가모형을 통해 신청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우리금융은 은행 대출상품 이용에서 소외되기 쉬웠던 고객층이 선택지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신한은행은 저축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차주가 신한은행의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저축은행 대환전용 대출'을 오는 7월 선보일 계획이다.
저축은행 대환전용 대출은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브링업 & 밸류업(Bring-Up & Value-Up)' 프로젝트를 저축은행권 전반으로 확대한 포용금융 상품이다. 신한은행은 저축은행 이용 고객을 은행권으로 유입해 금리 부담을 완화하고 장기적으로 신용 개선을 지원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3월 2금융권 신용대출을 보다 낮은 금리의 1금융권 대출로 전환해주는 'KB국민도약대출'을 선보였다. 2023년 선보인 '국민희망대출'을 개편한 상품으로 2금융권 신용대출을 6개월 이상 이용 중인 고객이라면 연 소득이나 재직 기간 제한 없이 신청할 수 있다.
대출 최고 금리는 연 9.5% 이하로 제한하며 대출 실행 이후 기준금리(금융채 12개월물)가 오르더라도 이 상한을 동일하게 적용해 금리 상승기에도 차주의 이자 부담이 급증하지 않도록 설계했다.
하나은행은 '서울형 사업자대출 갈아타기' 상품을 출시한 바 있다. 서울시·서울신용보증재단·하나은행이 협력해 고금리 사업자대출을 보증 기반 저금리 대출로 전환해주는 소상공인 금융지원 프로그램으로 기존 사업자대출 이용 소상공인의 이자 부담 완화를 목적으로 한다. 서울신용보증재단 보증과 하나은행 대출을 연계해 금융비용 경감 및 자금 부담 완화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금융권이 이처럼 포용금융 상품 출시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정부의 잇단 압박이 자리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현재 금융제도는 가난한 이가 비싼 이자를 강요받는 금융 계급제가 됐다"며 "금융권은 공적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지난 3일 페이스북에 "한국 금융의 풍경은 아름답지 않다"며 금융 제도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한국 금융은 거대한 성채와 같다"며 "성안에는 낮은 금리를 누리는 고신용자들이 안온하게 머물고, 성벽 바깥 '성저십리'(城底十里)에는 금융에서 배제된 사람들이 넓게 산재해 있다. 이 견고한 이중 구조가 우리 금융의 서글픈 민낯"이라고 진단했다.
청와대의 연이은 압박에 은행들은 포용금융 확대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대환대출 상품이 진정한 의미의 포용금융으로 자리매김하려면, 우량 차주 선별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 취약계층으로의 접근성 확대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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