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일 모르게 해주세요"…핸폰 끄고 '잠수 타는' MZ들, 악뮤 이수현도 공감
파이낸셜뉴스
2026.05.20 14:24
수정 : 2026.05.20 13:4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악동뮤지션(악뮤)의 멤버 이수현(26)이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제 생일의 첫 시작은 바로바로 핸드폰 끄기입니다. 생일 전날 밤 12시가 딱 되면 방해금지 모드로 돌려놓아요"라고 밝혔다.
언뜻 들으면 축하를 외면하는 행동처럼 보이지만, 온라인상에서는 "격하게 공감한다", "생일도 일이다"라는 긍정적인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이수현은 영상에서 "축하해 주시는 분들이 너무 감사하지만, 일일이 답장하고 전화받다 보면 하루 종일 그 일만 하고 있게 되더라"며 "다음 날 밀린 답장을 한꺼번에 하는 편이니 너무 나쁘게 보진 말아 달라"고 웃으며 덧붙였다.
이러한 고백에 누리꾼들은 크게 공감했다. 특히 자신을 내향형(MBTI 중 'I' 성향)이라 밝힌 이들은 "방해금지 모드는 필수", "아무도 축하해주지 않길 바라지만 연락하지 말라고 할 순 없으니 이틀 뒤에 답장한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대학생 최모(23)씨 역시 연합뉴스를 통해 "연예인뿐만 아니라 일반인인 나도 생일날은 연락을 미뤄뒀다가 저녁에 몰아서 답장한다"며 "친하지 않은 일회성 팀원들까지 연락이 오는데, 고맙긴 하지만 일일이 대응하는 것이 사실 힘에 부친다"고 털어놨다.
카카오톡 '생일 알림 끄기' 유행…기프티콘 품앗이도 부담
직장인들에게 생일 축하 연락은 또 하나의 '업무'로 다가오기도 한다. 카카오톡과 같은 국민 메신저가 생일 알림 서비스를 기본으로 제공하면서, 일 때문에 연락처를 저장해 둔 수많은 사람의 생일이 매일같이 뜨기 때문이다.
직장인 이모(30) 씨는 "업무상 저장된 번호가 300개가 넘는데,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들에게서 축하가 오면 답장하기 부담스러워 회피하고 싶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직장인 홍모(29) 씨도 "형식적인 축하를 받기 싫어서 아예 내 생일 알림을 꺼뒀다"고 밝혔다.
SNS를 통한 기프티콘 주고받기가 '품앗이' 문화로 굳어진 것도 큰 부담 요소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내 생일은 가려두고 남의 생일도 안 챙긴다. 그게 마음 편하다", "상대가 생일 쿠폰을 보내면 다음에 나도 꼭 갚아야 한다는 강박이 들어서 아예 안 받고 안 주는 게 낫다"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다만 생일이라는 핑계로 오랜만에 안부를 묻고 연락을 주고받는 문화가 긍정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직장인 정모(45) 씨는 "다들 바쁜 와중에 잊지 않고 연락해 주는 것 자체가 고마운 일 아니냐"며 "나이가 들면 축하해 줄 사람도 줄어드니 지금의 관심을 즐겨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생일에 잠수 타는 현상을 바쁜 현대사회의 '정서적 소진(번아웃)'과 연관 지어 설명한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연합뉴스를 통해 "현대인들은 이미 일상에서 처리해야 할 업무와 선택지가 넘쳐나 정서적으로 많이 소진된 상태"라며 "여기에 친밀하지 않은 관계의 형식적인 연락까지 더해지면서 이를 스트레스로 느끼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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