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즉 탈출? 파업 절대 못하지" 삼성전자 57만원 간다며 추매한 개미들의 '답정너'
파이낸셜뉴스
2026.05.21 06:00
수정 : 2026.05.21 16:0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직장인 김재환씨(39·가명)가 참여 중인 오픈카톡의 삼성전자 주주 단톡방은 최근 며칠간 내내 시끄러웠다. 21일 노조 총파업을 앞두고 방에 관련 소식을 다룬 기사들과 분석글 링크가 쏟아지고, 이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면서 의견들도 극과 극으로 갈렸기 때문이다.
한 주주는 목표주가 57만원을 제시한 한국투자증권 리포트 내용이 담긴 기사를 공유하며 "이럴 때일수록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다른 주주는 "반도체가 한국 수출의 35%를 차지하는 만큼,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한국의 수출 주도형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정부 내부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는 내용의 AFP 등 외신 기사를 가져와 우려를 표했다. 이날 2차 사후 조정 협상이 결렬되며 총파업 우려가 현실화하자 삼성전자 주가가 장중 4% 가까이 급락한 것을 두고 "그렇게 당하고도 내가 또 국장을 믿었다, 이러지 말고 진즉 탈출했어야 한다"며 탄식하는 이들도 있었다.
한밤 중,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전날 밤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는 기사가 단톡방에 올라온 뒤에도 반응은 엇갈렸다. 팔지 않길 잘했다며 기쁨의 이모티콘을 연이어 올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아직 노조 찬반투표라는 불확실성이 남았다며 기뻐하긴 이르다며 일침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정보량 많아져도 냉철한 분석 어려워…선택적 지각의 함정
삼성전자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총파업이라는 변수를 둘러싸고, 시장에는 투자자를 현혹하는 정보와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뉴스나 증권사 리포트는 물론이고 '삼성전자 총파업이 미칠 영향' 같은 제목으로 개인 투자자의 시선을 끄는 각종 유튜브 영상과 전문가 칼럼들, 커뮤니티 분석글까지 다양한 관점의 정보들이 그야말로 넘쳐난다.
문제는 정보의 양이 많아진다고 해서 투자자들이 냉철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정보량이 많을수록 오히려 자신의 편향 속에 더 깊이 갇히는 경향에 대해 행동경제학에서는 '선택적 지각(Selective Perception)'과 '동기적 편향(Motivated Bias)'으로 설명한다. 인간은 자신이 이미 내린 결론이나 바라는 결과에 부합하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생각과 배치되는 증거는 의도적으로 무시하거나 왜곡해서 해석하는 심리적 기제를 가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똑같이 삼성전자를 들고 있는 주주라 해도 심리 상태에 따라 "파업 리스크가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KB증권의 분석에 집중해 '이제 오를 일만 남았다'고 확신하거나, "사측의 불성실한 교섭 태도가 파업을 자초했다"는 노조의 강경 발표에 매도를 결정하는 등 서로 다른 태도를 보일 수 있다.
가장 경계해야 할 건 내 안의 '답정너'
개인 투자자들은 증권가 리포트와 뉴스를 비교 분석하며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증권가의 시선도 엇갈릴 경우에는 혼란이 더해지기 마련이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관련해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파업 리스크가 장기화하지 않는다면 삼성전자의 이익 추정치 상향과 함께 상대적 주가 부진을 되돌리는 키 맞추기 장세가 전개될 것"이라며 낙관론에 무게를 실었다.
반면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노조가 강경 투쟁을 예고한 만큼 정부 조정 성사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고,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노조 및 파업 우려가 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반도체 업종은 숨 고르기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같은 파업을 앞에 두고도 전문가들의 해석이 갈리는 상황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냉정한 판단을 유지하기는 더 어렵다.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내가 보고 싶은 뉴스만 골라 읽으며 투자의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대답만 해)'가 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껄무새'가 되기 싫은데 오늘도 결국 "살 걸, 팔 걸, 버틸 걸…" 주식도, 부동산도, 재테크도 다들 나 빼고 잘만 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공부해도 어려운 투자의 세계, 손뼉 치며 공감할 [개미의 세계]를 편하게 받아보시려면 기자페이지를 구독해주세요. 함께 공유하고 싶은 투자 사연이 있는 개미들의 제보도 기다립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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