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위법한 배당" 삼성전자 주주단체 반발

파이낸셜뉴스       2026.05.20 17:20   수정 : 2026.05.20 17:20기사원문
시민사회 "초과이윤 사회 환원"
주주단체 "상법 위반 가능성"
반도체 초과이익 배분 논쟁 격화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 노사 협상이 파업 하루 전까지 막판 줄다리기를 이어가는 가운데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을 둘러싼 논란이 단순 임금 협상을 넘어 인공지능(AI) 시대 반도체 초과이익을 누구와 어떻게 나눌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논쟁으로 확산하고 있다. 시민사회는 반도체 산업의 공공성과 국가 지원을 근거로 사회적 환원을 주장한 반면 주주단체는 상법 위반 가능성을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창곤 사무금융우분투재단 이사장은 20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열린 좌담회에서 "영업이익률과 연동한 성과급 지급은 직관적이지만 자본집약도가 높은 산업에서는 자본비용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며 "수십조원의 자본을 투입해 설비를 구축한 결과 영업이익이 증가한 경우 이를 근로자 노력에 따른 성과로만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AI 투자 확대와 같은 외부 변수와 성과급이 직접 연동되는 구조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왔다. 그는 "엔비디아의 AI 투자 확대 같은 외부 환경 변화가 영업이익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직원들이 통제할 수 없는 변수와 보상이 연결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AI 반도체 호황으로 발생한 초과이익이 특정 이해관계자에 집중되는 구조 자체가 이번 논란의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반도체 산업이 국가 재정 지원과 세제 혜택을 기반으로 성장한 만큼 초과이익에 대한 사회적 분배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시민사회는 반도체 초과이윤 일부를 법인세 실효세율 인상 등을 통해 국가경제로 환원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종보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은 "국가재정이 반도체 산업에 직접 투입되고 각종 세제 혜택이 제공되는 만큼 초과이윤 과세 강화는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세법률주의에 따른 법적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초과이윤 분배를 반도체 산업을 넘어 산업 생태계 전반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안정화 노동포럼 나무 대표는 "이번 사안이 사회적 화두가 된 것도 반도체 업종 노사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라며 "대안 역시 산업 전체 차원에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소액주주단체도 노조의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요구가 상법상 배당 구조를 훼손할 수 있다며 정면 반박했다.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세전이익 단계의 영업이익을 일정 비율로 일률 배분하는 방식은 상법 제462조가 정한 배당가능이익 산정 구조와 주주총회 절차를 우회하는 것"이라며 "주주 몫을 침해하는 위장된 위법배당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삼성전자가 기존에 운영해 온 경제적 부가가치(EVA) 방식은 세후이익에서 자본비용을 차감한 '잔여 초과이익'을 기준으로 하는 만큼 상법상 자본충실 원칙과 충돌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영업이익 기준의 일률 배분은 이자비용·법인세·법정준비금 등이 반영되기 전 단계의 이익을 외부로 유출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기존 EVA 방식과 법률적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는 오는 21일 서울 용산구 일대에서 삼성전자 주주권 침해 협상 및 불법노조 파업 대응을 위한 집회를 예고한 상태다.

한편 이날 오전 삼성전자 노사의 2차 사후조정은 결론을 내지 못한 채 결렬됐지만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주재로 오후 4시부터 교섭을 재개할 예정이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