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도 주목한 '휴먼 오가노-트윈'..."정밀의료 시대 성큼"
파이낸셜뉴스
2026.05.21 16:01
수정 : 2026.05.21 14:41기사원문
동물실험·2D 세포배양 한계 극복
"환자 맞춤형 임상 예측 플랫폼 진화"
동물대체시험법 확대 본격화가 기회
희귀질환·재생의료·면역항암 적용 확대
[파이낸셜뉴스] 제18회 서울국제신약포럼에서는 희귀·난치질환 신약개발의 새로운 해법으로 '휴먼 오가노-트윈(Human Organo-Twin)' 기술이 집중적으로 조명됐다. 실제 환자와 매우 유사한 생체·디지털 아바타를 활용해 신약개발 성공률 자체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20일 행사 기조강연에 나선 김경숙 코아스템켐온 상임고문은 기존 신약개발 시스템의 구조적 한계를 먼저 짚었다.
그는 인간 질환을 제대로 재현할 모델이 없으면 결국 치료 기회 자체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단순 장기 모사 넘어 '환자 맞춤형 임상 아바타'로 진화
김 고문은 초기 오가노이드는 인간 장기 구조를 단순 재현하는 수준이었다면, 최근에는 환자 유래 세포를 기반으로 실제 환자의 유전적 특성과 약물 반응까지 반영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오가노-트윈' 개념으로 확장했다. 환자 조직 기반 오가노이드에 인공지능(AI) 분석과 디지털 트윈 기술, 임상 데이터를 연계해 약물 반응을 예측하는 '임상 아바타 플랫폼'에 가깝다는 의미다. 그는 "이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장기 기능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누구의 장기인가를 재현하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특히 희귀질환 분야에서 필요성이 더 크다는 점도 강조됐다. 희귀질환은 환자 수가 적고 동물모델 구축이 어려워 임상 근거 확보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발표에서는 희귀 유전질환, 신경계 질환, 섬유화·염증 질환, 재생의료, 독성 예측 등이 핵심 적용 분야로 제시됐다. 실제로 환자 유래 장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낭포성섬유증 치료 반응 예측 사례와 간 독성(DILI) 예측 시스템도 소개됐다.
김 고문은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면역항암제 같은 첨단치료제가 등장하면서 기존 세포실험만으로는 실제 효과를 재현하기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세포 간 상호작용과 미세환경 변화, 사이토카인 반응 같은 복합 기전을 평가하려면 보다 정교한 인간 기반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복잡한 치료법에는 복잡한 인간 모델이 필요하다"며 "치료제가 고도화될수록 인간 기반 예측 플랫폼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화 조건도 강연에서 비중 있게 다뤄졌다. 현재 오가노이드 생산은 연구자 숙련도 의존성이 높고 재현성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자동배양 시스템과 AI 기반 분석, 데이터 표준화, 글로벌 재현성 확보, 데이터 무결성 체계 구축이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특히 논문보다 중요한 것은 임상 예측 정확성이라는 점도 강조됐다.
FDA 규제 변화도 본격화… "허가체계 자체 바뀔 가능성"
오가노이드의 발전은 글로벌 규제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동물대체시험법(NAMs) 확대를 공식화하고 있으며 인간 기반 생체외 실험(in vitro) 시스템과 AI 기반 예측모델을 신약평가 체계에 적극 포함시키고 있다.
김 고문은 지난 3월 동물실험 대체 검증법 관련 가이드라인 초안 발표 사례도 소개하며 "규제기관과 산업 패러다임 변화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업계에서는 오가노이드가 단순 연구도구를 넘어 임상·허가·상업화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변화로 해석하고 있다.
한편 이번 포럼에서는 기조강연 외에도 국내 제도·규제 대응 전략이 함께 논의됐다. 신석민 한국화학연구원 원장은 화학연이 오가노이드 기반 약효·독성 평가 플랫폼과 비파괴 정밀 측정 기술 등을 개발해 산업계에 기술이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허정두 국가독성과학연구소 소장은 휴먼 오가노이드와 디지털 트윈 기술을 '신약개발의 게임 체인저'라고 평가했다.
강석연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은 축사를 통해 식약처가 세계보건기구(WHO) 우수 규제기관 등재와 AI 의료제품 글로벌 규제조화 논의를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오가노이드를 포함한 NAMs 기술의 검증연구와 국제협력을 확대해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송의달 파이낸셜뉴스 사장 역시 사람과 더 가까운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글로벌 경쟁력의 핵심이 되는 시대라는 점을 강조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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