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兆 던져도 외국인 보유율은 최고… 반도체가 만든 역설
파이낸셜뉴스
2026.05.20 18:11
수정 : 2026.05.20 18:11기사원문
20년 만에 코스피 보유율 최고치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쏠린 탓
셀코리아 아닌 급등주 비중 조절
코스피 변동성 확대 가능성 여전
대외금리·단기과열이 핵심 변수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의 코스피 보유율은 지난 1월 2일 36.65%에서 전날 기준 39.43%로 2.78%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87조9382억원을 순매도했다.
통상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는 '셀코리아' 우려로 연결된다. 그러나 같은 기간 외국인 보유율은 오히려 상승했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를 빠져나갔다기보다 급등한 반도체 대형주 비중을 조절하는 과정에서 매도세가 나타났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이후 외국인 순매도와 외국인의 지분율 간 괴리가 크게 확대됐다"며 "현재 외국인 지분율은 2005~2006년 이후 가장 높은데,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가치의 상승 폭이 순매도 규모에 비해 훨씬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이 매도세를 키운 배경에는 반도체 중심의 코스피 급등이 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48조9090억원, 32조706억원 순매도했다. 두 종목 순매도액만 80조9796억원으로 코스피 전체 외국인 순매도액의 92.1%에 달한다.
그럼에도 외국인의 코스피 보유 시가총액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월 2일 50.86%에서 전날 60.89%로 10.03%p 상승했다. 외국인의 매도 강도보다 반도체 대형주 주가 상승에 따른 보유 자산 증가 효과가 더 컸던 셈이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최근 외국인 순매도를 한국 증시 전반에 대한 부정적 시각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한다. 코스피 급등 과정에서 외국인 보유 자산 내 반도체 비중이 크게 높아진 만큼, 글로벌 펀드들이 급격히 불어난 한국·반도체 비중을 기계적으로 조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늘어난 코스피 시가총액을 감안하면 현재의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과거 대비 크지 않다"며 "해외 아시아 기술주 액티브 펀드 등이 한국 주식과 반도체 업종에 대한 기계적인 비중 조정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외국인 매도보다 금리와 단기 과열은 더 경계해야 할 변수로 꼽힌다. 글로벌 장기금리 상승으로 증시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가운데 코스피가 단기간 급등한 만큼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증권가에서는 과열 부담이 완화되고 대외 금리 환경이 안정될 경우 외국인 순매수가 다시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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