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도 국가 안보 산업"…EU 공급망 재편 속 뜨는 '탈중국 배터리'
파이낸셜뉴스
2026.05.21 15:26
수정 : 2026.05.21 15:26기사원문
유럽 브로드빗 배터리스 본지 인터뷰
유럽연합(EU)의 지원을 받는 41개 유럽 친환경·에너지 기업들이 한국을 찾았다. 20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EU 비즈니스 허브 - ENVEX 2026'에서는 에너지 전환·배터리·폐기물 처리·탄소 저감 기술 등을 보유한 유럽 기업들이 참가해 한국 시장 진출과 사업 협력 가능성을 모색했다. 20일 본지는 이들 가운데 AI 에너지 솔루션 기업 '컴패니언 에너지', 나트륨 배터리 기술 기업 '브로드빗 배터리스', 바이오매스 솔루션 기업 '하프너 에너지', 의료 폐기물 처리 기술 기업 '에코스테릴' 등 4개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글로벌 에너지·환경 시장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20일 데이비드 브라운 브로드빗 배터리스 대표와의 일문일답.
"中 의존 줄인다"…EU 공급망 재편 속 커지는 '로컬 배터리'
―브로드빗 배터리스는 어떤 기업인가.
이 사업은 10년도 더 전에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시작됐다. 당시 전기차와 리튬이온 배터리가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전이었는데, "언젠가 전기차가 대중화되면 환경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환경 측면에서 여러 문제가 있다고 봤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와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
▲가격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희귀광물이나 위험한 원료를 사용하지 않는다. 핵심 소재는 식염과 황처럼 흔한 물질이다. 생산 공정도 훨씬 단순하고 안전하다.
리튬이온 배터리 공장은 작은 실수만으로도 폭발이나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고정밀 시설이라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지만, 우리는 보다 단순하고 안전한 방식으로 제조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내 공급망 안보 인식도 많이 달라졌나.
▲그렇다. 회사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우리는 현지 원자재만 활용하기 때문에 해외 공급망 리스크나 전쟁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생산 과정에서 필요한 에너지 사용량도 적기 때문에 에너지 가격 급등에도 상대적으로 덜 영향을 받는다.
중동 전쟁 역시 우리에게는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리튬이온 배터리가 가진 물류·공급망 문제를 상당 부분 피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유럽에서 '탈중국 배터리 공급망'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금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논의 중 하나다. 공급망 안정과 안보, 고용 문제까지 모두 연결돼 있다. 현재 유럽에서 사용되는 배터리 대부분은 수입산이다. 10년 전에는 한국·일본 비중이 컸고 지금은 중국산 비중이 매우 높다.
하지만 앞으로는 관세와 공급망 규제, '배터리 패스포트' 같은 제도를 통해 이런 수입 의존이 점점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배터리도 안보 산업"…EU, 현지 생산 확대 압박
―배터리 산업이 이제 국가 안보 산업이 됐다는 평가에도 동의하나.
▲물론이다. 현재 EU 차원의 최우선 전략 과제 중 하나다. 유럽은 아직 배터리 산업 기반이 중국이나 미국만큼 강하지 않다. 그래서 오히려 지금 EU가 배터리 산업 육성에 훨씬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EU 차원의 지원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나.
▲대표적으로 '호라이즌' 프로그램이 있다. 유럽의 혁신 산업을 지원하는 핵심 프로젝트다. AI와 반도체, 배터리 같은 전략 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데, 배터리는 최우선 분야 중 하나다.
―아까 언급한 '배터리 패스포트' 제도는 무엇인가.
▲배터리 공급망의 일정 비율 이상을 현지 기반으로 채우도록 유도하는 제도다. 원자재와 부품 출처를 추적·기록하는 개념도 포함된다. 지금은 비율이 높지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공급망 대부분을 유럽 내에서 조달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문제는 이것을 얼마나 빠르고 현실적으로 구현할 수 있느냐다.
―중국 배터리 산업의 지배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거라고 보나.
▲중국은 엄청난 규모의 경제를 갖고 있다. 정부 지원도 강력하다. 또 기술 확보 방식에 있어서도 다른 국가들이 쉽게 따라가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현재 시스템에서는 중국 기업들과 같은 조건으로 경쟁하기 매우 어렵다. 대규모 공장과 가격 경쟁력, 정부 지원을 동시에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관세나 수입 제한 같은 장치가 어느 정도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향후 5~10년간 배터리 산업에서 있을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이라고 예상하나.
▲배터리는 앞으로 더 안전하고, 더 친환경적이며, 더 쉽게 대량 생산 가능한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다.
현재 업계는 리튬이온에서 소듐이온 배터리로 이동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다음 단계가 필요하다고 본다. 리튬이온 이후 소듐이온, 그리고 이후에는 소듐 솔트 배터리 같은 형태로 진화할 가능성이 있다.
소듐이온 배터리는 리튬 대신 나트륨을 사용하는 수준이라 여전히 화재 위험과 복잡한 제조공정 문제를 안고 있다. 우리는 보다 단순하고 안전한 구조를 통해 차세대 배터리 시장을 공략하려 한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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