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가노이드가 바꾼 독성평가" 미세플라스틱 장·뇌 독성 규명
파이낸셜뉴스
2026.05.21 16:01
수정 : 2026.05.21 15:15기사원문
오가노이드로 실제 독성 반응 재현해 기존 2D 세포실험 한계 넘은 정밀 분석 미세플라스틱 독성·발작 악화까지 확인
[파이낸셜뉴스] 한국화학연구원이 인간 장과 뇌를 정밀하게 구현한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미세플라스틱이 장벽 손상과 신경독성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김기영 한국화학연구원 감염병치료기술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진행된 제18회 서울국제신약포럼에서 인간 줄기세포 기반 3차원 오가노이드 플랫폼을 이용해 미세플라스틱 독성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김 연구원은 "기존 2D 세포모델은 구조가 단순해 실제 인체 반응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려웠다"며 "오가노이드는 인간 장기 구조와 기능을 훨씬 정밀하게 모사할 수 있어 독성 평가 정확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인간 대장을 구현한 '장 오가노이드'에 50나노미터와 100나노미터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을 노출시켰다. 그 결과 특히 50나노미터급 초미세 입자가 오가노이드 내부 깊숙이 침투하며 점액(뮤신) 과다 분비와 장벽 붕괴, 세포 사멸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2D 세포실험에서 단순 세포 생존율 감소 정도만 확인됐던 것과 대조적이다.
김 연구원은 "염증성 사이토카인 증가와 장 누수 가능성까지 확인하면서 오가노이드가 실제 장 질환 환경을 효과적으로 재현했다"고 평가했다.
오가노이드 기술 강점은 뇌 질환 연구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연구팀은 희귀 소아 뇌전증인 드라베 증후군(SCN1A 유전자 변이) 환자를 모사한 '환자 맞춤형 뇌 오가노이드'를 제작해 미세플라스틱 독성을 분석했다.
그는 "유전자 변이 오가노이드에서는 정상군보다 염증 반응과 신경세포 사멸, 신경독성이 훨씬 강하게 나타났다"며 "특히 미세플라스틱 노출 시 발작 관련 신경 불균형이 심화되는 현상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동물실험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재현됐다.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질환 모델 생쥐는 과잉행동과 신경염증 반응이 증가했고 더 낮은 온도에서도 중증 발작이 유발됐다.
김 연구원은 "오가노이드는 단순 연구 모델이 아니라 실제 인간 질환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며 "향후 미세플라스틱뿐 아니라 다양한 환경 유해물질과 화학물질 독성 평가의 핵심 기술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