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도둑이 고층 아파트 소화전 노즐까지 손 대.. 반도체 때문?

파이낸셜뉴스       2026.05.21 14:21   수정 : 2026.05.21 15:13기사원문
울산지역 다리 황동 명판 절도에 이어 소방 호스 황동 노즐까지
국제 구리 가격 상승.. 구리 훔쳐서 되팔기 위한 것으로 추정
관할 경찰서, 소방서 아파트단지 소방전 관리 강화 당부
주민들 화재 시 대형 사고 우려, 경찰에 신속한 수사 요구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여기가 20층 아파트인데 이러다가 불이라도 나면 큰일 나는 것 아닙니까."

AI 반도체 수요 증가로 국제 구리 가격이 상승 중인 가운데 최근 울산에서 황동으로 제작된 다리 명판 절도에 이어 아파트 단지 소화전의 황동 노즐을 노린 절도 사건이 잇따라 각별한 주의가 당부되고 있다. 화재 시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경찰의 신속한 수사가 요구된다.

21일 울산 남부소방서 등에 따르면 최근 울산 남구와 북구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소화전 내 소화 호스 연결 도구인 황동 노즐 도난이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 4월 남구의 한 고층 아파트에서 황동 재질의 노즐 75개가 동시에 사라졌고 이달에도 또 다른 남구 아파트에서 25개가 도둑을 맞았다. 울산 북구 등에서도 절도 의심 사례가 신고되고 있다.

소방호스 '관창'으로 불리는 이 노즐은 소방 호스에 연결해 물을 직사하거나 방사할 수 있는 도구로 아파트와 빌딩 등 대형 건축물의 소방전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다.

현재 신축 아파트 등에는 알루미늄 재질의 노즐이 사용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오래된 아파트의 경우 황동으로 만들어진 것이 많아 절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알루미늄 재질의 노즐은 시중 가격이 1만 원 안팎이지만 황동으로 만들어진 노즐은 크기에 따라 3~4만 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황동 노즐이 절도의 대상이 된 것으로 최근 AI 산업 확장과 반도체의 수요 증가로 국제 구리 시세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훔친 황동 노즐을 장물업자나 고물상에 되팔아 이득을 취하는 식이다.

울산에서는 10년 전인 지난 2015년에도 30대 남성이 아파트 단지를 돌며 황동 노즐 600여 개를 훔쳐 몰래 팔다가 경찰에 구속된 바 있다.



울산에서는 이번 황동 노즐 절도에 앞서 황동으로 제작된 다리 명판을 떼어가는 절도 사건도 잇따라 경찰이 수사 중이다.


이 같은 황동 제품 절도 사건이 잇따르자 울산 남부경찰서는 지역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절도 예방 안내문을 배포했으며, 울산 남부소방서도 이번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울산 남부소방서 관계자는 "소방전은 고층 아파트 화재 진압에 있어 매우 중요한 소방시설이다"라며 "아파트 단지의 소방안전관리자를 통해 옥내 소화전함 내부 확인 및 감시카메라(CCTV) 작동 여부 확인 등을 수시로 점검하고, 아울러 외부인 출입 통제 등을 통해 도난 예방에 적극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아파트 주민은 "오래전 생계가 곤란해 전선을 끊어가는 도둑들이 있다는 말은 들었는데, 다리 명판 절도도 기가 찬데 이제 아파트 주민들 생명과 직결되는 소화전 황동 노즐까지 넘볼 줄을 몰랐다"라며 "범죄가 유행을 타지 않도록 경찰의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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