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이 공포스럽다"...스타벅스 애꿎은 현장 직원만 '욕받이' 전락

파이낸셜뉴스       2026.05.22 05:30   수정 : 2026.05.22 05:2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 마케팅인 이른바 '탱크 데이' 사태의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고객들의 분노가 일선 매장 직원들에게 향하며 애꿎은 현장 노동자들이 심각한 감정노동과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21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비롯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신을 스타벅스 매장 관리자라고 소개한 A씨의 호소글이 확산됐다. A씨는 불쾌한 사건에 동조하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로서 경영진에게 현장의 심각한 상황을 알리기 위해 글을 작성했다고 밝혔다.

A씨는 "이번 마케팅 참사 이후 매장 현장 파트너들이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면서 "사고는 본사에서 쳐놓고, 왜 매장에서 땀 흘려 일하는 직원들이 고객들에게 사상 검증을 당하고 폭언을 들어야 하냐"며 강한 울분을 표했다.

이어 "매일 출근하는 것이 공포스럽고 계산대 앞에 서는 것이 지옥 같다"며 "현장 직원들은 고객들의 화풀이 대상이 됐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직원들은 매장을 찾은 일부 고객들로부터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마케팅을 했느냐", "그런 사건이 일어났는데도 아무렇지 않게 출근하는 것을 보면 당신들도 똑같다"는 등의 날 선 비난을 고스란히 감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루아침에 5·18 민주화운동을 비하하는 회사에서 일한다는 오명과 함께 비난의 화살을 맨몸으로 맞고 있는 셈이다.

"매장 사과문 부착은 표적판…본사가 직접 수습하라"


본사의 안일한 대처와 후속 조치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A씨는 매장에 사과문을 프린트해서 붙이라는 본사의 지침을 강하게 비판했다. A씨는 "사과문을 붙이는 순간 매장 직원들은 고객들에게 '나한테 와서 욕하세요'라고 말하는 표적판이 될 뿐"이라며 "본사가 전면에 나서서 매장 파트너들을 위한 방패막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고객들의 항의와 환불 요구를 매장에 떠넘기지 말 것을 촉구했다. 스타벅스 카드나 텀블러 환불 등을 요구하는 분노한 고객들을 매장으로 밀어 넣지 말고, 본사 차원에서 직접 전담 환불 창구를 신설해 현장과 분리해 달라는 현실적인 요구를 내놓았다.

또한, 사태 수습 과정에서 불거진 부당한 업무 지시도 폭로했다. 자숙을 하겠다면서 가장 먼저 현장 인원을 감축하고 연장 근무를 자르거나, 직원들을 똑바로 교육하겠다는 식의 대응은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이번 사태로 인한 매출 하락을 매장에 압박하거나 '사죄 프로모션' 같은 것을 절대 금지해야 한다며, 본사가 친 사고를 현장에서 수습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못 박았다.

해임·사과에도 사그라지지 않는 '탈벅' 후폭풍


이번 사태는 스타벅스코리아가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진행한 텀블러 마케팅에서 촉발됐다. 이벤트 페이지에 '탱크 데이'라는 명칭과 함께 '책상에 탁!'이라는 홍보 문구를 사용한 것이 화근이었다. 이는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무력 진압과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당시 경찰의 은폐 발언을 연상시킨다는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자 스타벅스 측은 해당 행사를 즉각 중단하고 사과문을 발표했으며, 대표를 즉시 해임하는 등 강수를 뒀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스타벅스 이용을 중단하겠다는 이른바 '탈벅' 인증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으며, 사태의 여파가 신세계 계열사 전체에 대한 불매운동 리스트 공유로까지 번지며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