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긴장 고조... 美 외교 해결 회의적·군사작전 위협
파이낸셜뉴스
2026.05.22 06:50
수정 : 2026.05.22 06:5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쿠바에 대한 군사적 개입 가능성을 다시 한번 시각화하며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이는 미 사법당국이 라울 카스트로 전 쿠바 대통령을 형사 기소했다고 발표한 지 단 하루 만에 나온 것으로, 정권 축출을 겨냥한 미국의 전방위적 압박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2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환경 관련 행사에서 쿠바 관련 질문을 받자 "과거 미국의 대통령들이 지난 50, 60년 동안 쿠바에 대해 무언가 조치를 취하는 것을 고려해왔다"면서 "결국 내가 그 일을 하는 사람이 될 것 같다.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나 쿠바가 미국 적대국들과의 밀착 관계로 인해 수년간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해왔다고 지적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고 전했다.
쿠바 이민자 출신의 아들로 오랜 기간 쿠바 사회주의 정권에 강경한 입장을 취해온 루비오 장관은 "미국의 우선순위는 언제나 평화적인 협상 타결"이라면서도, "지금 우리가 상대하고 있는 쿠바 정권의 면면을 볼 때 외교적 해결이 이뤄질 가능성은 솔직히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최근 몇 달간 루비오 장관과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비롯한 미 고위 안보 관료들이 쿠바 당국자들과 만나 관계 개선 가능성을 타진했으나,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미국은 지난주 쿠바 정부에 대한 추가 제재를 단행한 바 있다.
루비오 장관은 "그동안 쿠바는 시간을 벌며 우리가 물러서기를 기다리는 데 익숙해져 있었지만, 이번엔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매우 진지하고 집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무력 사용을 통한 정권 교체가 국가 재건을 의미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국가 안보 위험에 대응하는 것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미 연방 검찰은 지난 20일 카스트로가 지난 1996년 마이애미 기반의 쿠바 망명 단체 민간 항공기를 격추하도록 명령한 혐의(살인 및 항공기 파괴 등)로 대배정판사에 의해 비밀리 기소됐다고 공표했다. 올해 95세가 되는 카스트로에 대한 사법 처리를 어떻게 집행할 것인지에 대해 루비오 장관은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 같은 행보는 지난 1월 초 미군이 군사 작전을 통해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전격 체포해 미국으로 압송했던 시나리오와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두로는 현재 미 법원에서 마약 밀매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미국의 군사적 움직임도 포착됐다. 미 남부사령부는 카스트로 기소 발표 당일인 20일 미 해군 니미츠 항공모함 전단이 카리브해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사령부 측은 지난 3월부터 시작된 중남미 우방국들과의 정례 해상 훈련의 일환이라고 설명했으나, 사실상 쿠바를 겨냥한 무력시위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미국의 전방위적 압박에 쿠바 정부는 격렬히 반발했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이번 기소에 대해 "쿠바에 대한 군사적 침략이라는 어리석은 짓을 정당화하기 위한 정치적 조작에 불과하다"며 강하게 규탄했다.
현재 쿠바는 트럼프 행정부의 가혹한 에너지 봉쇄 조치로 인해 연료 공급이 끊기면서 심각한 대규모 정전과 식량 부족, 경제 붕괴 위기에 직면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 정권이 미국 자본에 경제를 개방하고 미국의 적대국들을 몰아내지 않으면 '우호적 인수'를 단행하겠다며 정권 교체 압박을 지속해왔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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