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었으면 시즌 망했을 수도" 149km 직구에 홀린 대전벌… 3연패 한화, '대만 류현진' 왕옌청이 살렸다
파이낸셜뉴스
2026.05.22 22:37
수정 : 2026.05.22 22:37기사원문
최고 149km 직구 곁들인 7이닝 2실점 짠물투… 시즌 5승 수확하며 다승 공동 1위 도약
[파이낸셜뉴스] 가뭄의 단비라는 표현도 부족하다. 벼랑 끝에 몰려있던 독수리 군단의 마운드에 한 줄기 강렬한 빛이 내리쬐었다.
토종 에이스 문동주를 잃고 외인 선발진마저 완전치 않은 절망적인 상황, 한화 이글스의 아시아쿼터 좌완 왕옌청이 '대만의 류현진'이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은 완벽한 피칭으로 대전벌을 열광시켰다.
이날 경기의 알파이자 오메가는 단연 왕옌청이었다. 리그를 대표하는 우완 파이어볼러 곽빈과의 선발 맞대결에서 그는 구위가 아닌 '효율성'으로 승부를 갈랐다. 최고 149km/h에 달하는 직구를 구석구석 찌르며 7이닝 동안 단 87개의 공만 던졌다. 피안타 5개, 볼넷 1개만 허용하며 두산의 강타선을 2실점으로 꽁꽁 묶어냈다.
경기 초반은 팽팽한 투수전의 연속이었다.
한화는 1회말 요나단 페라자의 큼지막한 3루타에 이은 두산 유격수 박찬호의 홈 송구 실책을 틈타 가볍게 선취점을 뽑아냈다. 이후 두산 선발 곽빈이 5회까지 삼진을 무려 9개나 솎아내며 맹위를 떨쳤지만, 왕옌청 역시 6회까지 무실점 퍼펙트에 가까운 삼자범퇴 행진을 이어가며 한 치의 물러섬 없이 맞섰다.
승부의 추는 투구 수가 많아진 곽빈이 마운드를 내려간 6회말부터 급격히 기울었다. 선두타자 문현빈의 좌전 안타 때 두산 좌익수 손아섭의 치명적인 포구 실책이 겹치며 찬스가 만들어졌다. 흔들리는 두산 불펜을 상대로 이도윤과 김태연이 연속 적시타를 터뜨리며 단숨에 3-0으로 달아났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7회초, 굳건하던 왕옌청이 박지훈과 손아섭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카메론에게 볼넷까지 내주며 무사 만루의 절체절명 위기에 몰렸다. 베테랑 양의지에게 중전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3-2 턱밑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하지만 왕옌청의 진가는 이 순간 더욱 빛났다. 강승호의 번트 타구를 마운드에서 직접 잡아내 3루로 과감하게 뿌려 선행 주자를 잡아냈고, 이어 김기연의 타구를 유격수 심우준이 깔끔한 병살타로 연결하며 스스로 불을 껐다.
최대 고비를 넘긴 한화 타선은 7회말 노시환의 적시타와 상대 1루수 강승호의 포구 실책을 묶어 2점을 더 도망가며 벤치를 안도하게 했다. 마무리 이민우가 9회를 실점 없이 깔끔하게 틀어막으며 기분 좋은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승리로 개인 파죽의 3연승과 함께 시즌 5승(2패)째를 수확한 왕옌청은 단숨에 리그 다승 공동 1위로 뛰어올랐다. 기둥이 뽑혀 나간 선발진의 공백 속에서 그가 보여준 7이닝 짠물투는 패배주의에 빠질 뻔했던 한화 선수단 전체를 깨운 최고의 각성제였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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