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3할, 20-20도 가능하다' 김호령 때문에 행복한 비명 지르는 광주… "이제 얼마를 부르든 잡아야지!"

파이낸셜뉴스       2026.05.24 09:15   수정 : 2026.05.24 09:15기사원문
단 며칠 부족해 미뤄진 FA 자격, 전화위복의 '신의 한 수' 되다
작년 6명 FA 쏟아진 '출혈 경쟁' 피하고, 올해는 구단 집중 투자 가능 환경 조성
리그 유일의 '3할 타율' 중견수… 8홈런-6도루 폭주로 생애 첫 20-20 클럽 정조준
22일은 결승 투런포, 23일에는 최지훈 잡아낸 괴력의 홈 보살



[파이낸셜뉴스] 때로는 사람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운명이 야구 인생의 물줄기를 완전히 바꿔놓기도 한다.

KIA 타이거즈의 '대체 불가 중견수' 김호령(34)에게 다가오는 올겨울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이 딱 그렇다. 불과 며칠의 등록 일수가 부족해 작년 스토브리그에 나서지 못했던 아쉬움이, 1년 뒤 그에게 상상조차 못 한 '초대박'을 안겨줄 완벽한 호재로 둔갑하고 있다.

김호령은 사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아주 미세한 일수 부족으로 자격 취득이 해를 넘겼고, 올 시즌 개막 단 2경기 만에 마침내 FA 요건을 채웠다.



당초 본인에게는 뼈아픈 지각이었겠지만, 야구계의 시선은 180도 다르다. 이 지연이 김호령에게는 그야말로 '천운'이자 '신의 한 수'가 되었다는 평가다.

지난해 KIA는 양현종, 최형우, 최원준 등 거물급을 포함해 무려 6명의 내부 FA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혹독한 겨울을 보냈다. 만약 김호령이 작년에 시장에 나왔다면, 샐러리캡과 구단 예산의 한계 속에서 우선순위가 밀려 제대로 된 가치를 평가받지 못하거나 아예 팀을 떠나야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다가오는 겨울 KIA의 주력 내부 FA는 김태군과 김호령 정도가 전부다. 구단 입장에서 선택과 집중이 완벽하게 가능한, 이른바 '김호령을 위한 무대'가 훤히 열린 셈이다. KIA가 올 시즌 김호령에게 'FA 프리미엄'을 얹어 무려 212.5%가 인상된 2억 5,000만 원의 연봉을 안겨준 것도, 그를 반드시 잡겠다는 구단의 사전 정지 작업으로 풀이된다.





시장 환경도 김호령을 향해 미친 듯이 웃어주고 있다. 최근 KBO리그에서 공수를 겸비한 풀타임 중견수의 가치는 그야말로 '금값'이다. 그리고 김호령은 현재 그 금값 시장에서 압도적인 '원탑'으로 군림하고 있다.

현재 리그 전체 주전 중견수 가운데 유일하게 3할대 타율(0.303)을 기록 중인 선수가 바로 김호령이다.

지난 22일 SSG전에서 터트린 극적인 역전 투런포를 포함해 벌써 시즌 8호 홈런을 쏘아 올렸고, 도루도 6개를 성공시켰다. 올 시즌 생애 첫 3홈런도 때려냈다.

이 페이스라면 데뷔 11년 만에 생애 첫 '20홈런-20도루' 클럽 가입이라는 대업도 결코 꿈이 아니다. 예비 FA들이 흔히 겪는 지독한 부담감을 완전히 비웃듯, 타석에서 방망이가 춤을 추고 있다.





여기에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수비력'은 더욱 잔인하게 진화했다. 넓은 수비 범위를 뜻하는 '호령존'은 기본이고, 지난 23일 SSG전에서는 상대 준족 최지훈을 홈에서 완벽하게 저격해 내는 소름 돋는 레이저 송구 능력을 과시했다.


발과 타격, 그리고 어깨까지. 한 팀의 센터라인을 책임지는 외야수로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그라운드에 쏟아내고 있다.

타격 부진에 발목 잡혀 11년을 대수비와 백업으로 인고했던 사나이. 하지만 지금 챔피언스필드에서 가장 빛나는 별은 단연 김호령이다.

운명처럼 찾아온 완벽한 FA 타이밍과 압도적인 성적이 만나면서, 호랑이 군단 수뇌부의 지갑은 올겨울 활짝 열릴 수밖에 없는 운명을 맞이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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