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니 울산에 안 갈 수가 있나" 철새들 사이에 퍼진 입소문

파이낸셜뉴스       2026.05.24 09:59   수정 : 2026.05.24 18:32기사원문
지난겨울 111종 12만 1733마리 확인
해마다 멸종 위기종 및 새로운 종의 철새 관찰돼
수리부엉이 4마리 새끼 번식, 아열대 서식하는 '군함조' 촬영
희귀 조류 '호사도요' 번식 위해 모내기 미룬 농민 이야기 감동
세계적인 철새 도래지로 부상.. 생물 다양성에서 기인
울산 시민, 기업 생물 다양성 보호에 적극 활동
국제적으로도 새로운 접근 방식.. 중요 사례로 평가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한때 공해 도시로 악명이 높았던 공업도시 울산이 세계적인 철새 도래지로 부상했다. 해마다 새로운 종이 날아들고 멸종 위기종과 희귀종이 관찰되고 있다. 탐조 동호인들의 방문도 크게 늘었다.

그러면서 "왜 새들이 울산을 찾아오는 것일까?"라는 궁금증도 함께 커져가고 있다. 새들 사이에 어떤 입소문이 난 것일까?

24일 울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겨울 야생동물 모니터링 결과 울산을 찾은 철새는 111개 종에 이르고 12만 1733마리로 분석됐다. 울산의 대표 철새인 떼까마귀는 역대 최대 규모인 11만 4119마리가 관찰되었고, 가창오리 등 15개 종이 새롭게 관찰되었다.

멸종 위기 야생동물과 천연기념물에 대한 관찰 기록도 증가해 멸종 위기 야생생물 Ⅰ급 ~Ⅱ급 15종이 확인됐다.

이는 민간 탐조 동호회의 관찰에서도 나타난다. 지난가을 알래스카 번식 조류인 알류샨제비갈매기, 뿔쇠오리, 슴새 등 국제보호조 10종, 3만 1000여 마리가 울산 방어진 해상서 포착됐다. 러시아, 알래스카 등에서 여름을 지낸 뒤 겨울을 앞두고 남하하는 국제 희귀 보호 조류들의 중간 기착지가 된 셈이다.

이어 겨울로 접어들면서 울주군 남창들과 회야강에서 국제보호조 흑두루미가 관찰되었고, 멸종 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검독수리, 먹황새, 참수리, 흰꼬리수리' 4종이 한꺼번에 동호인들의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특히 울산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야생 조류의 사냥, 먹이 다툼, 번식 과정이 관찰돼 눈길을 끌었다. 최근 천연기념물이자 멸종 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수리부엉이가 새끼 4마리를 번식하는 장면은 크게 화제가 되었다.

또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 앞바다에서 열대 및 아열대 해역에서 서식하는 희귀조류인 '군함조' 1마리가 관찰돼 탐조 동호인들이 몰려 오기도 했다.



한 탐조 동호인은 "기후, 먹이, 안전 등 새들이 찾아올 수 있는 요소를 울산지역이 충족시켜주고 있다"라며 "새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것으로 보인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울산시와 환경단체들은 이를 울산의 생물 다양성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마리의 새라도 지키고자 하는 울산 시민들의 애정과 생물의 다양성을 지켜내고자 하는 노력이 건강한 생태 환경을 보호, 유지함으로써 새들에게도 좋은 서식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22일 국제 생명다양성의 날을 맞아 울산시청에서 열린 생물 다양성의 날 기념식에서는 울산 울주군의 한 논에서 포착된 천연기념물인 희귀 조류 '호사도요'의 번식 과정을 담은 영상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는데, 자신의 논에 호사도요의 둥지가 있다는 말에 예정되었던 모내기를 미뤄 준 한 농민의 이야기가 감동을 주었다.



울산지역 생물 다양성 보호 활동은 식물류, 조류, 곤충류, 균류(버섯), 포유류, 어류, 양서·파충류, 저서 무척추동물류 등 8개 분야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일반 시민뿐만 아니라 특히 지역 주요 기업들이 적극 지원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울산시는 이번 기념식에서 황방산 새끼 두꺼비의 안전한 이동에 도움을 준 활동가를 비롯해 시민과 기업 관계자 등 10명에게 표창을 수여하고 생물종 보전에 앞장서 주길 당부했다.

철새 보호 국제기구인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 이지선 담당관은 "울산은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 경로의 핵심 거점으로서 울산 시민과 기업의 협력은 생물 다양성 보전에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시하며, 도시와 자연의 공존을 국제적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이다"라고 말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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