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 개정·PBR 1배법' 기대…지주사 재평가 본격화
파이낸셜뉴스
2026.05.25 06:00
수정 : 2026.05.25 06:00기사원문
주가누르기 방지법까지…밸류업 기대감 확산
[파이낸셜뉴스] 지주회사 주가가 올해 국내 증시에서 조용한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상법 개정과 밸류업 정책,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 이어 이른바 '주가 누르기 방지법'까지 추진되면서 지주회사가 한국 증시 재평가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지주회사 주가 강세는 단순 테마성 접근이 아니라 구조적 재평가 흐름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지주회사는 핵심 자회사에 대한 간접 투자 수단 정도로 치부됐지만 최근에는 단순 대체제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며 "패시브 자금 확대와 정책 변화, 순자산가치(NAV) 할인율 축소 기대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삼성물산은 2조3000억원 규모 자사주 소각을 완료했고, SK는 5조1000억원 규모 자사주 소각을 예고했다. 두산도 연내 3조원 규모 자사주 소각을 추진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지주회사 할인율 축소의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 지주회사들은 통상 NAV 대비 30~60% 할인된 가격에서 거래돼 왔다. 지배구조 리스크와 중복상장, 낮은 주주환원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최근 정치권에서 추진되는 주가 누르기 방지법은 시장의 시선을 끌고 있다. 해당 법안은 주가순자산비율(PBR) 0.8배 미만 상장사의 상속·증여세 산정 시 단순 주가가 아니라 순자산가치 등을 반영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는 주가가 낮을수록 상속세 부담이 줄어드는 구조여서 일부 기업들이 저평가 상태를 방치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은 연구원은 "저PBR 상태를 유지할 유인이 약화되는 만큼 기업들이 시장 신뢰 회복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의사결정을 더 적극적으로 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중복상장 규제 강화 역시 지주회사 투자심리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정부는 '자본시장 체질개선 방안'을 통해 모·자회사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실제 일부 기업들은 정책 발표 이후 상장 계획을 재검토하거나 철회했다.
행동주의 펀드 확대도 변수다. 과거에는 단순 배당 확대 요구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비핵심 자산 매각, 자본배치 효율화, 사업 구조조정 등으로 요구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개정 상법으로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이 회사뿐 아니라 주주까지 확대되면서 이사회 압박 강도도 높아졌다는 평가다.
일본은 지난 2023년 도쿄증권거래소가 PBR 1배 미만 기업들에 자본효율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를 요구한 이후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소각과 비핵심 자산 매각이 확대됐다. 현재 일본 프라임 시장 상장사의 73%는 PBR 1배 이상에서 거래되고 있다.
다만 국내는 일본보다 더 강한 제도 변화 가능성이 거론된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이 발의한 이른바 'PBR 1배법'은 2년 연속 PBR 1배 미만 기업에 대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지주회사는 더 이상 단순 지배구조의 정점이 아니라 그룹 투자 전략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로 진화하고 있다"며 "밸류업 정책과 지배구조 개편 흐름이 이어질 경우 지주회사 할인율 축소 움직임도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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