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아동 수사 체계 개선됐지만… 지난해 110명 못 돌아와

파이낸셜뉴스       2026.05.24 18:20   수정 : 2026.05.24 18:20기사원문
아동 실종신고 5만4569건 접수
5만4459건 발견… 해제율 99%
1% 가족들은 여전히 기다려
장기간 신체·경제적 고통 누적
"사회적 관심·지원 지속해야"

올해 제20회 실종아동의 날을 맞은 가운데 실종 수사 체계는 과거보다 개선됐지만, 여전히 매년 수십명의 실종자가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종자 가족들은 실종 전담 수사 인력 확보와 가족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 등 관련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24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 등 실종 신고는 총 5만4569건 접수됐다.

이 가운데 5만4459건은 해제됐고, 110건은 미해제 상태로 남았다. 전체 실종 신고 대비 미해제 건수는 2023년 4만8745건 중 26건(0.05%), 2024년 4만9624건 중 19건(0.04%)으로 최근 3년간 미해제 비율은 모두 1%를 밑돌았다. 신고된 실종자 99% 이상은 발견되거나 소재가 확인된 셈이다.

이는 실종 수사 환경이 개선되고 관련 제도가 정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재 경찰은 보호시설 내 무연고 아동과 실종 아동 등 가족의 유전자를 채취·분석해 장기실종 아동 발견에 활용하고 있다. 또 아동 등의 지문과 사진 등을 미리 등록하는 '실종예방 사전등록 제도'와 실종 아동 등의 정보를 휴대전화 메시지로 전송해 국민 제보를 유도하는 '실종경보 문자 제도'도 운영 중이다.

그러나 실종자의 99% 이상이 발견되고 있음에도 미발견 사례는 여전히 남아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실종 신고 미해제 건수는 총 1690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년 이상 실종 상태인 경우는 1566건, 20년 이상 실종 상태인 경우는 1293건에 달한다. 장기간 실종자를 찾는 과정에서 가족들이 겪는 고통을 고려하면 결코 적지 않은 규모다.

실종자 가족들은 실종 수사 환경이 크게 개선됐지만 관련 제도는 여전히 미흡하다고 지적한다. 실종 수사를 전담할 조직과 인력이 부족한 데다 실종자 가족 지원 제도 역시 오랜 기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실제 현재 각 시·도경찰청에는 장기실종 수사 전담 인력이 일부 배치돼 있지만, 고난도 사건을 전담하기에는 인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또 장기실종 사건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쉽지 않아 경찰 내부에서도 선호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종자 가족에 대한 지원도 충분하지 않다. 아동권리보장원은 실종아동 등 가족의 건강 지원을 위해 의료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지원 규모는 세대당 연간 150만원에 그친다. 이마저도 제도를 알지 못해 신청하지 못하는 가족이 적지 않고 관련 예산도 부족해 전체 가족을 지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서기원 실종아동찾기협회장은 "실종자 가족들은 장기간의 기다림 속에서 정신적·신체적으로 많이 피폐해져 있지만 현재 의료비 지원은 세대당 연간 150만원 수준에 그쳐 턱없이 부족하다"며 "실종자를 찾느라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족들이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지원 확대를 지속적으로 요청해왔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장기실종 사건에 대한 홍보 부족과 사회적 관심 저하도 문제로 꼽힌다. 실종 사건에서 제보는 수색의 중요한 단서가 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관심이 줄어 새로운 제보로 이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장기실종 사건을 지속적으로 알리고 수사와 지원을 총괄할 전담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나주봉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시민모임 회장은 "장기실종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실종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가족 지원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대통령 직속 또는 총리실 산하 기구 등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전담 조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매년 5월 25일은 세계 실종아동의 날이다.
1979년 뉴욕에서 6세의 에단 파츠(Etan Patz) 어린이가 등교 중 유괴·살해된 사건을 계기로, 1983년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이 선포했다. 국내에서는 2007년 이후 기념하기 시작했다. 본지는 이보다 앞선 지난 2003년부터 '크게 보는 세상, 우리 이웃 돕는다'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잃어버린 가족 찾기 캠페인'을 보건복지부와 경찰청, 아동권리보장원, 해외입양인연대 후원으로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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