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폭등 끝? 백악관의 호언장담 "두 달이면 전 세계 원유 100% 충전"
파이낸셜뉴스
2026.05.25 08:34
수정 : 2026.05.25 08:34기사원문
"두 달이면 충분하다"… 유조선 속도 '하루 556km' 계산기 두드린 백악관
스태그플레이션 경고음에 "먹구름 없다" 정면 반박… 역대급 증시 랠리 자신감
"심리지수 폭락은 민주당 음모?"… 통계 비틀며 여론전 나선 트럼프 참모의 속내
[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백악관 경제 사령탑이 전쟁 종료 이후의 글로벌 에너지 공급 타임라인을 구체적인 수치와 함께 제시했다. 호르무즈 해협만 열리면 두 달 안에 전 세계 석유 시장의 갈증을 완벽하게 해소할 수 있다는 호언장담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 핵심 참모인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24일(현지시간) CBS 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전쟁 종료 후 1~2개월 안에 전 세계 모든 정유시설에 필요한 양의 원유가 정상 공급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해싯 위원장의 논리는 단순하면서도 구체적이다. 그는 "유조선은 하루에 약 300해리(약 556km)를 이동한다"며 정밀한 물류 계산서를 꺼내 들었다. 해협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인도나 파키스탄 등은 해협 개방과 동시에 즉각 원유를 인도받아 정제 제품으로 전환할 수 있고, 거리가 먼 뉴질랜드 같은 국가도 최대 두 달이면 필요한 모든 원유를 확보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다만 유조선이 다시 움직일 '디데이(D-Day)'인 호르무즈 해협의 실제 개방 시점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그리고 이란 측이 최종 해결해야 할 정치적 영역"이라며 공을 넘겼다.
시장 일각에서 제기되는 미국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에 대해서도 해싯 위원장은 특유의 강경한 어조로 맞받아쳤다. 뉴욕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벌이는 와중에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경제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우리 경제에 먹구름은 전혀 없다"며 선을 그었다.
특히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유가 폭등으로 미국 소비자심리지수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추락한 것을 두고는 흥미로운 '통계 해설'을 내놨다. 해싯 위원장은 설문 응답자들의 정치적 성향이 왜곡을 만들었다고 주장하며, 무당층이라고 답한 이들의 상당수가 실제로는 야당인 민주당원들이기 때문에 수치가 나쁘게 나온 것이라는 정파적 분석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주관적인 심리지수 대신 실물 경제 지표와 동행하는 콘퍼런스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를 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달 미국 소비자신뢰지수는 중동발 불확실성과 고유가 충격 속에서도 강보합세를 유지하며 견고한 펀더멘털을 증명했다. 결국 백악관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정치는 시끄럽지만, 숫자가 증명하는 미국 경제의 엔진은 여전히 뜨겁다는 것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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