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등급 내신의 역설' 학교선 A등급 쏟아지는데 수능 모의고사선 상위 1~3%뿐
파이낸셜뉴스
2026.05.25 09:04
수정 : 2026.05.25 09:03기사원문
내신 개편 첫 분석… 전국 1695개 일반고 고1 2학기 내신 3.5점 상승
학교 내신 A등급 비율 24.1%인데… 3월 학평 90점 이상은 1~3%뿐
변별력 잃은 등급에 대학들 원점수 반영… 수험생 등급과 원점수 동시 관리 부담
[파이낸셜뉴스] 대입 내신 제도가 5등급제로 개편된 첫해인 지난해, 전국 고등학교의 내신 평균 점수가 전년 대비 3.5점 상승하며 변별력 하락 우려가 현실화됐다. 학교 시험에서는 원점수 90점 이상인 A등급이 24.1%나 쏟아졌지만, 정작 수능 모의고사 성격의 전국연합학력평가에서는 90점 이상 최상위권이 1~3%에 그쳐 내신과 수능 간 최대 10배의 난도 격차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등급 변별력이 떨어지자 주요 대학들이 대입 평가에 과목별 원점수를 반영하기 시작하면서, 현 고2 수험생들은 등급과 원점수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이중고와 시험 간 난도 격차에 따른 불안감에 직면했다.
종로학원은 학교알리미에 공시된 전국 1695개 일반고의 지난해 2학기 학업성취도 자료를 분석해 25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국어와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 주요 5개 교과의 전교생 평균 점수는 70.4점으로, 9등급제가 적용됐던 2024년 2학기 평균인 66.9점보다 3.5점 올랐다.
지역별로도 전국 8개 권역 전체에서 평균 점수가 예외 없이 올랐다. 강원권이 4.6점으로 가장 많이 올랐고, 경인권은 4.3점, 충청권은 3.8점, 서울권은 3.3점 상승했다. 이어서 호남권은 3.0점, 대구경북권은 2.9점, 부울경권은 2.7점, 제주권은 2.0점 순으로 상승폭이 컸다.
반면 고1 전 범위가 출제돼 사실상 수능 모의고사 역할을 한 올해 3월 고2 전국연합학력평가 결과, 90점 이상을 받은 비율은 국어 2.56%, 수학 1.19%, 영어 3.48%에 그쳤다.
동일한 학생들의 고1 2학기 학교 내신 A등급 비율인 국어 23.1%, 수학 20.7%, 영어 24.1%와 비교하면 최대 10배 안팎의 격차가 발생하는 셈이다. 학교 시험에서 A등급을 받은 학생 10명 중 9명꼴로 수능 수준의 시험에서는 90점을 넘지 못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처럼 학교 내신 점수가 상승하면서 전 과목 1등급 인원 및 내신 동점자가 대량 발생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대학들도 평가 방식을 바꾸고 있다. 대입 평가에서 등급뿐만 아니라 과목별 원점수까지 함께 반영하여 들여다보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수험생들은 대입 내신 반영이 강화되는 2028학년도 대입 전형에 맞춰 내신 등급과 고교학점제, 내신 원점수 등 3가지를 모두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또한 학교 시험만 충실히 대비해서는 수능 수준까지 도달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유불리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개편되면서 기존 상위 4%였던 1등급 구간이 10%로 확대됨에 따라 결과적으로 학교 시험이 전반적으로 쉽게 출제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학교 시험이 쉬워지면서 수능 모의고사와의 난도 격차가 최상위권에서도 상당한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임 대표는 이어 "대학들이 내신 변별력 보완을 위해 원점수 반영 외에도 향후 면접이나 논술 등 대학별 고사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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