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에 확실히 실망"…러시아 내 여론 악화설 다시 확산

연합뉴스       2026.05.25 09:16   수정 : 2026.05.25 09:16기사원문
경제난·내부통제 불만…"북한 같고 중국 부러워" 자조 "푸틴 전쟁 고집에 엘리트 '의미없는 자해 되풀이' 인식"

"푸틴에 확실히 실망"…러시아 내 여론 악화설 다시 확산

경제난·내부통제 불만…"북한 같고 중국 부러워" 자조

"푸틴 전쟁 고집에 엘리트 '의미없는 자해 되풀이' 인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출처=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우크라이나와 장기전을 지속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한 러시아 여론이 눈에 띄게 악화했다는 관측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주민들이 체감하는 경제난이 계속되고 내부 통제도 강화되는 와중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각지에 드론 공습을 가해 일반인의 삶까지 위협하기 시작하자 전쟁과 일상은 별개라는 러시아인들의 믿음이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 가디언은 24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의 측근, 재계 인사, 서방정보당국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러시아에 쿠데타가 임박했다는 이야기는 다소 과장된 것이지만 푸틴 대통령 통치 기간 중 가장 어려운 시기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러시아의 현 상황을 진단했다.

전쟁성과 부진과 일상과 직결되는 경제활동의 둔화에 가장 환멸을 느끼는 집단은 러시아 엘리트층인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확실히 엘리트 사이에서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푸틴 대통령에 대한 깊은 실망감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누구도 내일 갑자기 모든 것이 무너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무의미하고 자멸적 결정이 계속 내려지고 있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과거 푸틴 대통령에 대해 거의 반기를 들지 않았던 정치인들도 전쟁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19일 러시아 독립언론 메두자에 따르면 러시아 야당인 공산당 소속의 레나트 술레이마노트 국가두마(하원) 의원은 최근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장기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견딜 수 없을 것이라며 "가능한 한 빨리 종식시켜야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이대로 끝내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측근들은 그가 연말까지 우크라이나 돈바스(도네츠크 및 루한스크)를 장악하겠다는 구상이라며 "이를 마무리할 때까지 멈출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또 이들은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전승절인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전쟁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고 말한 것을 두고 사람들이 종전 협상 준비인 줄 알겠지만 실제로는 군사적 돌파구를 쓸 시점이 임박했다는 의미로 봐야 한다고도 전했다.

전승절을 앞둔 지난 4일 모스크바 시내에서 휴대전화로 통화 중인 러시아 시민 (출처=연합뉴스)


푸틴의 지치지 않은 전쟁 의지와 승리를 위한 내부 통제 강화로 러시아 국민은 점점 지쳐가고 있다.

가디언은 특히 올해 러시아 당국이 텔레그램을 비롯해 메시징 애플리케이션을 대거 차단한 것이 여론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강력해진 통제로 러시아 엘리트층 사이에서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크렘린궁의 한 관계자는 "저녁 식사 자리에서 모든 사람이 인터넷 접속에 관해 이야기한다"며 현재 러시아는 북한에 가까울 정도고 중국이 부러움의 대상이라고 전했다.

여론의 불만 고조는 여러 차원에서 확인된다.

러시아 국영 여론조사기관은 최근 러시아 행복지수가 지난 4월 15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가디언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세금 인상에 항의하는 러시아 소상공인, 인터넷 차단에 불만을 토로하는 주민, 대규모 가축 살처분에 분노하는 시베리아 축산업자의 영상이 빠르게 확산 중이라고 설명했다.


푸틴을 향한 부정적 여론은 선명해지고 있지만 실제 푸틴 대통령의 통치에 실존적 위협이 되고 있는지, 누가 푸틴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크렘림궁의 관계자는 "엘리트들의 불만이 있고 불확실성도 존재하지만 통치에 위협이 된다는 주장은 시기 상조"라며 "푸틴 대통령은 여전히 권력을 장악 중"이라고 강조했다.

유럽 정보기관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 최고위층이 현재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하지만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묻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ki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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